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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전망IN

실천 없는 자성의 목소리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9. 3. 13.

 

"정파갈등, 조합원만을 위한 사업방향 바꿔야"

노동운동 5대 정파 한자리 모여 민주노총 자성, 비판 쏟아내

배혜정 기자 / bhj@vop.co.kr

 

민주노총이 12일 내부 개혁을 위해 진보적 시민단체들과 민주노총 내 의견그룹, 조합원 등과 함께 개최한 토론회에서 그 동안 민주노총의 혁신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정파갈등' 문제와 정규직 조합원들만을 위한 투쟁 등 민주노총의 그간 사업방향에 대한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민주노총 혁신대토론회
  • 민주노총이 12일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7층 회의실에서 진보적 시민단체들과 민주노총 내 의견그룹, 조합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부 혁신 토론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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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갈등 심각..해체해야"

정파 갈등 문제는 민주노총을 옆에서 지켜 본 진보진영 인사들 속에서 먼저 강하게 지적됐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는 "성폭행 사건으로 지도부 총사퇴 이전에도 민주노총의 조직적 위기,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는 이미 구조화 돼 있었다"면서 "선거 때만 이합집산 하는 정파들은 해체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의견그룹들의 활동능력은 '등신'수준인데, 유불리 타산은 '귀신'같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의견그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왔다.

전진 한석호 집행위원은 "민주노총 10년은 정파 갈등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면서 "그 기간 각 정파는 서로의 차이점을 부각하고 갈등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 고백했다.

한 집행위원장은 "정파들의 고민은 상대방을 어떻게 제압할 것인가로 변질돼 갔고, 중앙위나 대의원대회에선 쪽수 밀어붙이기와 퇴장하기가 일반화됐다"면서 "민주노총은 어떤 정파가 집행부를 구성하든 다른 정파들이 함께 힘을 합치지 않으면 어떤 혁신도 할 수 없다. 정파간 소통과 타협으로 통합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자전국회의 이승우 부의장은 "우리 스스로 선거에만 골몰하는 집단으로 전락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민주노총 문제는 대중들로부터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정치적 색깔과 노선의 타락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민주노총의 '승자독식'구조의 선거제도가 정파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혁신연대 조형일 집행위원은 "현재의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제도에선 단 1표 차이라도 승리한 쪽이 모든 집행권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권력을 놓고 치열한 내부다툼이 일어나게 돼 있다"며 "운동역량이 과잉 투자됨으로써 실제 중요한 현장사업이나 외부사업들은 뒷전에 처지게 되고 역량의 배치도 왜곡됨으로써 운동전체에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진보연대 박 공동대표도 "승자 독식 제도는 지도력, 집행력이 축적안된다는 문제가 있다"며 "집단지도체제를 모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동전선 정윤광 정책위원도 "외부인을 참여시킨 직선제를 실시하자"고 말했다.

"전체 노동자 계급의 요구 담아내야"

민주노총 혁신대토론회
  • 민주노총 혁신대토론회가 12일 민주노총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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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민주노총의 지난 사업 방식이 내부 조합원들의 이익에 치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은 '이익단체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점'이 민주노총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전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부의장은 "민주노총이 고립되고 위기에 빠진 건 내부 구성이 정규직 조합원 중심이라서가 아니라 정규직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대변하는 운동을 중심으로 해왔기 때문"이라며 "비정규직, 각계각층 민중과 연대한다는 의식 속에서 민주노총의 혁신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실천연대 이재현 의장도 "소속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넘어 전체 노동자계급의 요구를 담아내야 한다"며 "비정규, 영세중소사업장 노동자들을 비롯해 열악한 여성과 이주노동자들의 요구까지를 담아내는 활동으로 기조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활동범위의 확대를 요구했다.

한석호 집행위원은 "민주노총 인력와 예산의 50%를 미조직, 비정규직 사업으로 돌릴 것"을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민주노총의 운동방향을 계급연대와 사회연대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서 토론자들은 "민주노총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혁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반면, 허영구 전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의 리모델링은 불가능하다"며 "가동되지 않는 조직에서 서로 발목잡아 같이 죽느니 따로 조직을 형성한 후 필요할 때 연대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노동조합이라는 틀이 아닌 새로운 틀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토론회에서 도출된 혁신과제와 의제 등을 종합해 공개하는 한편, 민주노총 혁신에 대한 방향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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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주노총, 쏟아지는 비판과 대안

혁신토론회 10시간...반걸음 부족한 자성

정문교 기자 moon1917@jinbo.net / 2009년03월13일 2시36분

 

"민주노총은 죽었다"

"위기는 구조적이다"

"암덩이가 퍼져 곧 있으면 사망할 것"


1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랜 시간 열린 민주노총이 주최한 '민주노총 혁신 대토론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민주노총 간부와 정파(의견그룹), 진보진영 외부 인사들이 참여해 각자의 위치에서 민주노총 위기에 진단을 내놨다. 자극적인 표현만큼이나 민주노총 위기에 대한 수심도 깊었다. 참석자 다수는 위기의 원인을 사라진 이념, 정파 갈등, 조합주의, 관료화 등으로 꼽았다.


이들은 민주노총 위기극복을 위해선 반성을 통한 근본적으로 해결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천방안으로 종파주의 청산, 대중투쟁 활성화와 함께 비정규직과 함께하는 민주노총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결론으로 모아졌다.

 

특히 각 정파(의견그룹)에서 참석한 토론자들이 종파주의 청산에 입을 모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반성의 칼을 들이민 참석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승우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부의장은 "보궐선거에서 연합지도력을 창출해 혁신의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향후 구도에 얽매이지 말고 새 토대에서 규율있는 전투적인 집행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파가 그간 주장했던 단결을 통한 실천의 반복이었다. 그러나 국민파가 비판받아왔던 계급타협 행보는 비껴갔다.


중앙파, 현장파도 마찬가지였다. 한석호 전진 집행위원은 "민주노조운동이라는 패러다임은 낡았다. 정말 연대하고 있느냐는 틀을 갖고, 치고 박고 싸우고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 중앙권력 장악을 위해 이합집산한다는 중앙파 비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이어지진 못했다. 정윤광 노동전선 정책위원도 "자본세력, 부패세력 단절해야 한다. 노동자를 혁신투쟁으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장파는 구체적 대안이 없다 혹은 분파주의라는 비판에 대한 답은 없었다.


성폭력 사건 이후 지도부 총사퇴로 민주노총 위기논의가 본격화됐음에도 여성주의나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의 유현경 씨는 "성폭력사건 후 지도부 총사퇴까지 이어진 과정은 여성문제를 조직의 과제로 받아들이지 못해서다. 혁신의 과제로 여성비정규직연대를 제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지정 토론자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박승희 서울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도 "비상대책위의 첫 번째 과제는 성폭력사건 해결과 함께 서열화, 권력화된 차별을 해결하는 것이다. 담론이 아니라 혁신에 대한 감수성과 구체적 실천과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후속 혁신사업으로 18, 19일 이날 토론회 내용을 정리해 '혁신과제에 대한 원탁회의'를 연다. 이후 모아진 의견을 기초로 조합원 토론을 진행해 1차 혁신사업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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