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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뭐길래

신문 등에 업은 종편 ‘광고사냥’ 시작됐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1. 9. 16.

신문 등에 업은 종편 '광고사냥' 시작됐다

 

미디어 공룡 종편의 습격 (중)

 

 

 

 

대기업 홍보실 임원들은 요즘 종합편성(종편) 채널 광고담당자들의 골프 약속 요청에 시달린다.

왜 보자는지 뻔히 알기에 만나는 게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딱 잘라 거절할 수도 없다. 괜히 밉보였다가 나중에 낭패를 볼까 두려워서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최근 한 종편 광고담당자가 골프를 하자길래 주말 시간이 찼다고 하니 주중에 하자고 하고, 그것도 안 되면 저녁식사라도 하자고 떼를 써 난감했다. 뒤끝이 걱정돼 결국 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제이티비시(jTBC)> <채널A> <매일방송> 등 조선·중앙·동아·매경 4개 종편 채널이 개국을 앞두고 직접 광고영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광고가 보도를 침범하지 않도록 광고영업을 대행할 미디어렙 설치 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자 기업들과 직거래를 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진 물밑 작업에 치중하고 있는데도 기업들의 표정에선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광고와 협찬 요구가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광고업계에선 종편 하나가 살아가려면 연간 13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종편 4곳을 모두 합치면 연간 5000억원 넘게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늘릴 수 있는 홍보 예산은 기껏해야 2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형 식품업체 임원은 “정부가 그동안 금지했던 상품의 방송 광고를 다 푼다 해도 종편들이 먹고살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종편 처지에서 보면 그만큼 생존을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종편들은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예산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강병규 지역방송협의회 정책위원은 “종편들이 지자체를 돌며 모기업인 신문 쪽 지사장이나 주재기자를 통해 광고나 협찬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역방송 관계자는 “일부 종편은 신문을 앞세워 지역축제 홍보, 지자체장 인터뷰 등을 대가로 지자체를 공략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 잡지뿐 아니라 인터넷까지 동원해 광고를 뭉터기로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언론들은 광고 매출이 많게는 5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지역사들이 지자체나 지방기업에 협찬을 타진하면 이미 종편들이 싹쓸이해 남은 예산이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재투자되어야 할 지자체 예산이 종편으로 유출되고 있는 셈이다.

 

경제논리로만 보면, 광고나 협찬과 관련해선 주는 쪽이 ‘갑’이다.

그런데도 기업이나 지자체들이 아직 개국도 하지 않은 종편에 벌벌 떠는 모습을 보이는 건 뒤에 버티고 있는 신문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은 종편 컨소시엄에 투자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가 아직도 해당 신문사와 떨떠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그룹의 한 홍보담당자는 “돈은 기업이 대는데, ‘갑’ 행세는 신문이 한다”며 “종편에 뛰어든 신문은 갑 중에서도 ‘슈퍼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종편들은 직접 광고영업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항변한다.

종편의 한 관계자는 “종편의 직접영업은 다른 피피(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처럼 현행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시청률 기준으로 광고를 수주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종편 관계자는 “광고주들과 접촉은 활발히 하고 있으나 개국 날짜와 채널 번호, 프로그램 등이 확정되지 않아 본격적으로 광고 유치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팀

 

(폄) 한겨레... 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