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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두얼굴

우리가 삼성과 싸우는 이유(1)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5. 10. 17.



  삼성의 권력이 한국민중의 삶을 위협한다

  <기획기사> 우리가 삼성과 싸워야 하는 이유/ ① 삼성의 소유지배구조

  <편집자주> 다산인권은 '우리가 삼성과 싸워야하는 이유 - 가문의 영광, 민중의 위기' 기획기사를 통해서, 삼성의 권력, 노동탄압이 어떻게 민중의 삶을 위협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파탄시키고 있는지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기사는 삼성의 전근대적 기업경영방식으로 인한 한국사회 지배권력의 문제를 시작으로 삼성그룹이 어떻게 노동, 복지, 문화, 교육 등 각 영역에서 반민중적인 정책과 이데올로기를 심화시키고 있는지 밝고자 한다.


초일류가 지배하는 한국사회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삼성을 꼽기 시작했다. 그들 중의 하나(one of them)가 아닌, 단지(only) 하나의 초일류 기업으로 삼성이 등장했다. 그리고 그들은 '또 하나의 가족-삼성전자', '큰사랑,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가족-삼성생명'이 되어 사람들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왔다. 

2001년 삼성의 자산, 부채, 자본, 이익이 5대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모두 50%를 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삼성의 성공이 마치 국가 전체의 성공인 듯한 착시현상이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12조7천억 원이라는 당기 순이익이, 삼성의 부가가치가 과연 민중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는지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삼성과 같은 소수 대기업만이 성공하고,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일부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과 비정규직간 임금 차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갈라지고, 부의 집중화로 인한 사회 양극화가 심각해지도록 부추기는 것이 삼성의 성공이 아닌지 아무도 되묻지 않는다.

이건희 일가를 엄호하기 위한 기업경영의 전근대적 방식과 '무노조경영'이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삼성의 성공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소유지배구조의 문제

삼성의 소유구조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고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의 이씨 부계혈통과 그의 가족들로 대물림되고 있다. 21세기를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삼성측의 홍보와는 너무나도 괴리된 봉건제적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권력의 혈통에 따른 세습구조는 온갖 편법과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일 법원이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의 이씨 일가 배정에 대해 불법판결을 내린 것은 단적인 예이다.

삼성 이씨 일가만의, 불법을 통한 부의 축적으로 점철된 소유구조를 떠받치고 있는 원천은 여러 가지가 있다. 

즉 삼성의 지배력을 확대, 강화하는 원천으로, 우선 경제력을 꼽을 수 있다.

가시적으로 볼 때, 삼성은 한국 수출의 22%, 세수의 8% 등 한국 경제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적 지배력으로 정부가 경제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눈치를 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최근 '금융산업구조개편에따른법률'(이하 금산법)을 놓고 재경부가 삼성측의 의견을 구했다는 언론 보도에서 적나라하게 알 수 있다. 

삼성 지배력의 또 다른 원천은 바로 인적네트워크이다. 정치인, 관료, 법조계, 학계, 언론계등 소위 사회지도층집단에 대한 관리를 통해서 사회 전반에 대한 영향력을 틀어쥐고 있다. 

지난 5월 이건희회장에 대한 명예박사학위수여와 관련한 고대사태만 보더라도 삼성과 교육계의 끈끈한 관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삼성의 법조계 장악을 보면, 삼성의 변호사 수는 120여명이며, 이 가운데 판검사 출신만 해도 22명이나 된다. 또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이 현재 삼성전자 고문(법무실장)으로, 전 주운화 대법원판사가 현재 삼성문화재단 이사로 있는 등 헌법재판소까지에도 삼성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국무총리 출신을 보더라도 이수성씨가 현 삼성언론재단 이사로, 이현덕씨는 현 삼성복지재단 이사로 있으며, 전 법무부장관 송정호씨는 현재 삼성전기 사외이사로 있는 등 상당수의 정계출신들이 삼성그룹과 손을 잡고 있다. 

삼성의 언론 장악력은 막대한 자본(광고)과 인맥관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씨 일가의 소유와 막대한 자본을 토대로 한 인맥관리, 언론 장악이 현재 삼성공화국의 주춧돌인 셈인 것이다.   

X파일사건으로 터져나온 삼성의 실체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얼마나 짚어낼지 의문이 든다. 삼성의 지배력을 이제라도 끊어내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