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아인의 언어인 수어를 법제화하자”

“농아인의 언어인 수어를 법제화하자”

한국농아인협회, ‘제11회 농아인대회’서 결의
1천여명 참석…“수어는 농아인의 제1의 언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7-06-01 18:22:11

▲한국농아인협회가 2일 오후 ‘농아인의 모국어 수어의 법제화를 위해!’라는 주제로 제11회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농아인이 모국어인 한국수어를 바탕으로 농문화를 가진 당당한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개선하고 한국수어를 법제화하자!”

한국농아인협회(회장 변승일)는 6월 3일 농아인의 날 및 창립 61주년을 맞아 1일 오후 2시 경기 과천시민회관에서 ‘농아인의 모국어 수어의 법제화를 위해!’라는 주제로 제11회 전국농아인대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결의했다.

전국의 한국농아인협회 회원 1천여명은 ‘수어의 법제화’를 주 내용으로 결의문을 내어 “한국수어의 법제화를 추진하며, 나아가 이를 배제하는 직·간접적인 행위를 차별로 간주해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을 전국 35만 농아인의 이름으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농아인협회 회원들은 “우리는 지금까지 농아인의 언어적, 문화적 특수성을 무시하고 제정·시행되었던 법률과 정책시정을 강력히 요구하며, 다시는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이와 관련된 활동에 적극 동참하며 강력히 대처해 나가자”고 밝혔다.

농아인협회 회원들은 또한 “농아인 교육권의 실질적 확보를 위한 제도적·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자녀를 둔 청인부모들의 인식개선사업과 농학교 교사의 수어구사 능력 겸비, 농교사의 채용률을 높이는 법령 개정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아직도 사회의 모든 환경은 다수의 건청인들과 음성언어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소수의 농아인들의 언어인 수어가 언어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농아인을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 회장은 “농아인에게 있어 제1의 언어는 바로 수어다. 수어를 언어로 인정하지 않으면 농아인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없다”며 “소수의 농아인을 다수의 건청인 방식에 맞추려 하지 말고 농아인이 원하는 방식의 의사소통을 존중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회에는 한국농아인협회 회원 1천여명이 참석했다.ⓒ에이블뉴스

▲삼성SDI도우미견 센터가 농아인협회에 보청견 10마리를 기증했다.ⓒ에이블뉴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그간 농아인의 인권향상을 위해 힘쓴 유공자에 대한 포상, 감사패 및 공로패 전달식도 열렸다.

한국농아인협회 자원활동가 김지송씨, 한국농아인협회 경남협회 진주시지부장 김진성씨, 한국농아인협회 강원협회 원주시지부장 장재식씨, 한국농아인협회 충남협회 천안시지부 사무장 정주택씨, 한국스테노 대표이사 최광석씨,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고창군지부장 최희수씨, 한국농아인협회 대구협회 이사 황해원씨 등 총 7명이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의 농아인상’은 한국농아인협회 대구협회 송명호 이사에게 돌아갔으며, 올해의 수화통역사상은 한국농아인협회 강원협회 이성혜 대리가 수상했다. 강수용(한국교육방송공사 편성기획팀 차장)씨 외 6명과 김기범(한국표준수화규범제정위원회 위원)씨 외 3명이 각각 공로패와 공로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대회에서 삼성SDI도우미견 센터가 농아인협회에 보청견 7마리와 장용석(포항명도학교 초3)학생 등 10명에게 30만원씩 총 3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우리난청센터는 보청기 50대를 농아인협회에 기증했다.

주원희 기자 (jwh@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