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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제4회 수화통역사 시험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7. 12.

2008.7.12(토)

 

제4회 국가 공인 수화통역사 시험이 있는 날이다.

집에서 오전 7시 15분에 출발해서 시험장소인 서울공고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10분이다.

 

이미 시험감독을 맡은 다른 분들은 벌써 지정된 자리에 질서있게 앉아 있었다.

 

내가 맡은 고사장은 11고사장이다. 중앙회 사무처장님의 안내 및 공지사항을 간단히 듣고 서약서를 썼다. 시험 감독을 맡은 사람들이 서약서를 쓰는 이유는 만약에 시험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거나 이후라도 문제가 발생되면 연대 책임져야 되기 때문이다.

 

국가 공인 수화통역사은 올해가 4번째이고 시험과목은 총 5 과목이다.

각 과목당 시험시간은 50분이며 사지선다형으로 기초수화 과목만 25문제이고 나머지 과목은 모두 50문항씩이다.

 

오전 9시 30분부터 시험이 시작되었다.

1교시는 '한국어의 이해' 2교시는 '장애인 복지'를 보고 곧바로 중식시간이 50분 주어졌다. 수험생들은 각자 준비해오거나 알아서 해결하지만 시험 감독들은 중앙회(한농)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었다.

 

오후에는 3교시 '청각장애인의 이해' 4교시 '수화통역의 기초' 5교시 기초수화를 보았고 오후 3시 40분에 모든 시험이 마무리 되었다.

 

제4회 국가 공인 수화통역사 시험은 서울과 대전에서 동시에 치뤄졌다.

서울에서 470명, 대전에서 207명 등 총 677명이 이번 4회 수화통역사 시험에 접수하고 응시했다.

 

다른 국가 공인 자격시험은 잘 모르겠지만 수화통역사 시험은 특별한(?) 것이 있다.

 

첫째, 감독들과 수험생들이 갖고 있는 핸드폰을 모두 회수한다.

필기도구 외에 모든 소지품을 정리하여 시험장 앞 또는 뒤에 놓고 시험을 치루는 경우는 많이 보았어도 핸드폰 회수케이스를 별도로 준비해서 핸드폰을 시험이 끝날 때까지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험이 있는 감독들은 핸드폰을 차에 놓고 내리는 등 아예 소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지 않는다. 점심시간이라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다.

 

둘째, 시험문제을 유출하지 못하게 한다.

시험지는 당연한 것이고 시험장에서 간단하게 시험문제를 수검표 등 조그만 쪽지에 메모하는 행위도 부정행위로 간주한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기출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수화통역사 자격시험의 오랜 관행이다.

 

셋째, 문제를 다 풀어도 먼저 시험장을 벗어날 수가 없다.

과목당 주어진 시간은 50분씩이다. 어려운 과목은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서 문제를 풀지만 비교적 쉬운 과목은 20~30분이면 충분히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시험장을 나갈 수 없다. 화장실이 급해도 마찬가지다. 

 

넷째, 시험시간에는 조그만 손짓도 금물이다.

다른 과목은 덜하지만 '기초 수화' 과목은 손짓이 곧 수화(시각언어)로 비춰지고 답을 소리내어 얘기하는 것과 같아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답안카드를 몇번씩 바꾸어가며 긴장하는 수험생도 있듯이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도 하루종일 힘들었겠지만 시험감독을 맡은 사람들도 만만치 않다. 시험 감독의 역할이라는 것이 하루종일 서 있는 경우가 많아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힘이 드는 것은 나 뿐이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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