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6(수)
처가집 앞마당을 가득메운 배추들!
5통으로 나눠 놓은 무우채
배추를 저리기 위해 여러 통으로 나눠 쌓아 논 모습
숨이 죽은 저린 배추들!
작년에 담가둔 포도주
김치냉장고를 비롯한 모든 통을 가득채우고 나머지는 ......
지난 주말 11월 22일~23일 2일동안 처가집에서 '김장담그기' 행사(?)가 있었다.
인천에 사는 처형들은 먼저 시골로 내려가 일을 거들고 있었고, 다급했는지 나머지 가족들에게도 호출을 했다.
급한일은 아니지만 집안일도 마치지 못한체 시골에 갔는데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배추를 나르고 다듬고 등등 저리기 위해 준비하는 일이 많았다. 텃밭에 있던 무우도 캐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올해 김장 담글 배추는 총 480포기라고 들었다. 여섯가족이 먹을 김장치고는 많은 편이다.
토요일에는 배추와 무우를 다듬고 저리는 일로 마무리 지었다. 작년에 담근 포도주를 마시고 일찍 잠이 들었지만 나머지 가족들은 저린배추를 뒤집는 일까지 마무리하느라 제대로 잠도 이루지 못했다. 큰 처형 부부는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새벽에 빠져나갔고 나머지 가족들은 마음이 더욱 다급해졌다.
일요일 새벽 4시경부터 온 가족들은 또다시 바삐 움직였다.
남자들은 무우채를 써는 일은 맡았다. 온갖 양념을 한 무우채와 잘 저린 배추가 혼합하여 맛있는 김장이 되지만 양념을 버무리는 일이 특히 힘들었다.
이웃에 사는 분도 오셔서 거들었다. 오후 4시경에 약 50포기를 남겨두고 김장담그기는 모두 마쳤다.
가족들의 몸상태는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다시는 '김장담그기' 행사에 참여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왜 매년마다 김장이 늘어나는 것일까?
480포기를 여섯가구로 나누면 한 집당 80포기를 먹는다는 것이다. 김치냉장고에 충분히 보관하더라도 시골에는 김장이 항상 여유가 있었고, 가족들은 여유있게 시골에 남겨둔 김장까지 두고두고 갖다 먹었던 것이다.
장모님은 매년마다 추가로 가족들이 갖다먹는 습관(?) 때문에 결국에는 남는 김장이 없어 매년마다 김장 양을 늘려 왔던 것이다. 되풀이되고 있는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이 먼저 적당한 만큼만 갖다 먹어야 한다. 낭비요소는 없는지를 살피고 김장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내년에도 늘어날 것이다.
지혜로운 판단과 결단이 내년 '김장담그기' 행사를 가족들이 정겹게 모여 즐거운 자리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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