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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인사위원회'에 다녀와서....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9. 10. 27.

인사위원회에 다녀왔슴다...

오전에 출석수업 받고, 점심도 먹지 못하고 평택에 내려갔슴다...

 

늦을까봐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잠시나마 신나게 달렸죠!^^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공도 연수원에는 몇몇 동료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고... 허기진 배는 물로 채웠슴다...

 

잠시 뒤...노무팀 직원이 출석을 부르더군요...모두 10명이었슴다...

정각 2시부터 1사람씩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방(?)으로 들어가... 약 20여분씩 걸리더군요...

 

저는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4번째로 들어갔슴다...

회사측 인사위원들은 모두 10여명 내외였는데...직책은 상무 한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부장,팀잠급 이었슴다...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는 '불법파업' '불법공장무단점거' '폭력행위' 등 이었슴다...

징계 결과는 나중에 통보 되겠지만... 기분은 좋지 않더라고요...ㅊㅊ

 

인사위원들과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이기도 했슴다...

인사위원들은 '불법'을 많이 강조 하더군요...

쌍용차 파업이 역사적으로도 오래 남겠지만... 낡은 관행을 버리고 원칙을 바로 잡겠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였슴다...

 

노사관계의 낡은 관행을 버리고 원칙을 바로 잡겠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슴다...

하지만 파업 자체를 무조건 불법으로 내몰고, 불법파업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여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가 있슴다...

 

불법으로 내몬 것은 회사측의 책임임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하이차 경영진임다...노사합의 된 투자약속은 이행하지 않고 쌍용차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이며, 가장 큰 책임자들이죠...

 

그리고 한 사람, 한 가정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노사가 성실한 협의없이 '정리해고'라는 가장 악날한 구조조정 수단으로 몰아부친 법정관리인과 상하이차에 쓴소리 한번 제대로 못하고 자리에 연연해 온 못난 경영진들이 반성부터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또 있슴다...

직장폐쇄를 회사가 했슴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안에 있던 농성자들은 불법이라고 함다...

그리고 직원들의 임금은 수개월째 체불하면서도 하루일당이 1인당 수십만원씩 지불하며 많은 용역을 고용했슴다...

 

이 용역들은 쇠파이프 등 무장을 하면 무조건 불법임다..

회사가 고용한 용역들이 불법과 폭력으로 일관했을때 회사는 뭐했습니까? 또한 회사측의 지시로 철조망을 뜯어버리고 직장폐쇄 된 공장안으로 직원들을 몰아 노노갈등과 노노폭력를 유도한 것이 누구입니까?

 

회사는 농성자들의 불법점거를 불법적인 수단으로, 농성자들의 방어적인 폭력수단을 또다른 국가폭력과 직원들과 용역들을 이용한 불법적인 노노폭력으로 진압한 것임다...

 

자본에게만 무한한 자유를 보장해주는 신자유주의 정권, 이 정권이 악용하고 있는 공권력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접어 두겠슴다...

 

아뭏튼 회사는 농성에 참여한 직원들만 징계를 할 모양임다...

회사의 논리가 곧 법이나 마찬가지인 직장내에서 형평성을 잃은 인사위원회가 과연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을까요?

 

8월 6일 노사대타협 이후....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기는 커녕 파업에 참가한 직원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시켜 징계를 하면...말 잘듣는 직원으로 만들어 질까요?

 

노동부로부터 인정도 받지 못하는 노조 집행부와 합리적인(?) 노사관행을 만들어서 얼마나 갈까요?

지켜보겠슴다...

 

폭력은 쓰지 않겠지만 부당함에 맞선 소신과 원칙에는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