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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를 배우려면

청각장애인(농인)이 겪는 5가지 "소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4. 4. 3.

   

 

첫째 : 교육권(학습권) 소외

 

 "소리"만 가득한 교육현장 

-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는 대부분 건청인 교사들이 음성언어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청각장애학생들이 다수

- 한국의 청각장애인 특수교육은 '말하고 듣는 능력이 저해된다' 는 이유로 수화를 배제하고 발음치료 중심으로 진행

-미국에선 일반인과 청각장애 학생의 교육은 수화로 수업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한국의 경우 특수학교에서의 수화 대신 구화를 강조

- 국립국어원과 한국농아인협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2009)에 의하면 청각장애인 1.063명 가운데 친구를 통해 수화를 배운다고   답한 응답자는 53.8%, 선생님을 통해서는 31.3%, 부모를 통해서는 3.7%로 학교보다 주변 친구들을 통해 수화를 익히는 경우가 과반수

- 실제로 특수교육과에서는 수화가 필수적인 과목으로 개설되지 않아 수화  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특수교사들이 청각장애학교에 발령이 되는 현실

- 공립학교의 경우 현장에서 농학생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진다 해도 공립교사 순환제도 때문에 5년마다 다른 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어 숙련된 교사의 질을 유지하기가 힘든 현실 

 

* 수화 못하는 청각장애학교 선생님 

-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보고안(2012) 조사에 의하면 전국 15개 청각장애학교의 교원 391인 중 실제 수화통역자격증을 소유한 교원은 24인으로 6%에 불과

- 자의적인 판단으로 수화가 가능한 교원이 대부분이라고 하나, 실제 수화를 통한 수업내용 전달과 의사소통이 원활한 수준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움

 

*** 2012년 청각장애학교 교원의 수화통역 자격소지자 현황 *** 

학교명                       교원수              수화통역자격소지자

서울농학교                        54                                2

서울삼성학교                     38                                4

서울애화학교                     41                                4

부산배화학교                     35                                1

대구영화학교                     31                                1

인천성동학교                     31                                4

메아리학교                        18                                1

에바다학교                        26                                0

수원서광학교                      7                                 0

한우리학교                         8                                 0

춘천계성학교                      25                               1

충주성심학교                      36                               2

전주선화학교                      20                               1

소림학교                            15                               2

창원천광학교                       6                                1

계                             391                       24(6%)   

 

- "장애인등에 대한특수교육범(제 21조 제2항)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를 배치받은 일반 학교의 경우 '교육과정의 조정.보조인력의 지원, 학습보조 기기의 지원.교원 연수 등의 수립'시행을 명시하고 있지, 수화통역사를 배치하라는 내용이 없어 수화통역사 배치에 대한 법적 근거 미비

- 현행 규정상 청각장애 특수학교의 교사들은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딸 필요가 없어, 개인적인 의지에 따라 수화를 익힘

 

* 통합되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 최근 들어 청각장애 학생들 대다수가 일반학교를 택하는 경우가 증가하는데, 이는 특수학교에서 수화로 수업을 받지 못할 바에 일반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

- 그러나 통합학급에서도 다수의 비장에 학생과 물리적인 통합만을 이루고  있을 뿐, 의사소통지원이 이루저지지 않아 학습관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현실

- 상화이 이렇다 보니 학교를 졸업한다고 하더라도 문장 해독 능력이나 수리 능력 등은 초등학생 수준에 머물러 있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들도 습득하지 못한 상태가 다반사여서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사례가 다수

 

- 인터뷰 -

일반학교의 통합학급을 다녔는데 심층적으로 수화를 해줄 사람이 없어서 얼마나 답답했었는지 모른다. 혼자 공부하는데 한계가 너무 컸다. 또 혼자하기 벅차다보니 반 친구들에게 어렵게 도움을 받아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대학을 가고 싶었는데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너무 부족했다.

 

- 대학 현장에서는 수화통역사 부족으로 청각장애 대학생의 경우  수강과목에 따라 하루 종일 걸리거나 학기 내내 장기간에 걸쳐 통역을 하게 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수화통역을 제공받기 힘든 상황

 

 

둘째 : 노동권 소외

 

* 하고 싶은말, 하고 싶은 일 못하는 청각장애인 

- 2009년 12월 기준 우리나라 청각장애인의 인구대비 취업자 비율은 39%로 추정 청각장애인 직업능력개발과 취업지원

  방안 , 황현철  재인용 2010

- '장애인의 무고용제도' 도 음성언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위주

- 2008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의  총 취업기간은 213. 1개월로서 장애유형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가장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월 평균 수입은 885.000원으로 간장애의 월평균 수입 2.352.000원의 35%에 불과

- 이는 청각장애인이 전문직보다는 단순 비숙련직에 종사하거나 , 빈번한 이직 때문

- 실제 의사소통의 어려움, 사소한 문제에 대한 오해와 시비, 잦은 무단결근으니 조퇴로 인한 해고를 이유로 이직이 잦은 것으로 조사

-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농아인의 노동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상황

 

 - 인터뷰 -

- 말이 필요없는 일을 찾다 보면 외국인 노동자와 일하는 경우가 많다 , 그나마 외국인들 마저 말귀가 트이면 더욱 고립감을 느낀다

- 직장동료들과 의사소통이 어렵다 보니.,사소한 문제에 대해 오해가 잦아지고, 동료들과 고용주와의 관계도 악화되어, 한 직장에 오랜시간 근무하기 힘든 상황이다

 

* 청각장애인의 취업직종 현황 

2005년도

의회 임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전문가

기술공 및 준전문가

사무종사자

서비스종사자

판매종사자

농업, 임업 및 어업 수련종사자

기능원 및 관련기능종사자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단순노무종사자

 

- 청각장애인 근로자의 취업직종을 살펴보면 , 조립종사자가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단순노무 종사자, 기능종사자 등 단순기술 직종이 다수

- 이러한 직종들은 타 직종과 비교해 볼 때 직업 선정이 적성이나 흥미보다는 의사소통의 부담이 덜한 직종에 편중

- 이처럼 청각장애인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으로 인해, 저 임금, 잦은 이직 등의 악순환이 반복

 

* 또 다른 장애물, 직장생활에서의 "소통" 

- 청각장애인들은 직장생활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낮은 임금'(20%)다음으로 '신체적장애(의사소통의 어려움)'

(19%)라고 응답했고, 그들이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도 '의사소통 문제 (32.9%)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

- 작업 활동 중 의사소통 방법으로 '필담으로 의사소통 한다'가 26.5%,대충 눈치로 한다" 가 20.0%를 차지

- 이는 교육권에서 소외당한 그들의 학습수준과, 국어와는 다른 문법성을 지닌 수화를 고려할 때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경우 직장생활에서의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함을 의미

 

* 직장생활의 어려움  - 낮은 임금

                               - 근로 조건 및 근무환경이 좋지 않음

                               - 자신감 결여

                               - 신체적장애(의사소통의 어려움)

                               - 장애인에 대한 차별 및 선입관

                               - 적성이나 흥미가 맞지 않음

                               - 대인관계문제

                               - 기타

 

* 작업 활동 중 의사소통 방법 - 구화(말)

                                           - 수화(동료직원이 직접 수화를 사용)

                                           - 수화통역( 수화통역사 활용)

                                           - 필담 (글, 그림)

                                           - 대충 눈치로 한다

                                           -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다

                                           - 기타

 

* 직장 내 승진 못한 이유   - 의사소통 때문

                                       - 리더십 부족 때문

                                       - 기술이나 경력 부족 때문

                                       - 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

                                       - 기타

 

 

셋째 : 문화적 소외

  

* 자막 제작 한국영화 거의 없어  

- 영화관람은 tv시청 다음으로 국민이 선호하는 여가생활이지만, 청각장애인들은 이런 여가생활을 정상적으로 누리기 힘든 현실

- 2005년부터 정부는 장애인들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자막과 화면해설 제작지원을 하고 있지만, 지난 해 제작편수는 7편 정도로 미미한 수준

- 청각장애인의 인권유린을 소재로 다룬 영화  도가니 는 전국 509개 스크린에서 상영되었을 때 자막 서비스를 한 곳은 20여곳에 불과

- 영화사에서는 개봉 전 자막 작업을 위한 작품유출을 꺼리고, 사영관 측은 1대에 4.000만원에 달하는 자동자막기 세트의 구입비용 부담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어, 청각장애인의 영화 관람은 더욱 어려운 상황

 

* 애매한 장차법, 영화를 보라는 거야? 말라는거야?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영상물 제작업자 및 배급업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

- 하지만, 노력해야 한다고만 명 시했을 때. 과연 어떤 출판, 영상 사업자가 이 조항을 지킬지 의문

- 또한, 상영관에 장애인 문화활동을 보조하는 시설과 인력을 갖취야 한다는 내용의 차별금지 법률이 만들어 지기는 했지만, 적용 시기는 2015년이며. 그것도 300석 이상 스크린에 한정

- 장애인들의 문화소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장치법이 개정되었지만, 의무사항이 아닌 임의사항 조항을 만드는데 그쳐 장애인을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제공의 어려움 발생

- 정부는 사업자들의 입장만을 고려한 채,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을 박탈하고 있는 설정

- 상영관의 자막 수화, 통역, 화면해설 등 편의시설 제공을 의무화 하는 규정 마련 시급

 

 

 넷째 : 정보접근권  소외

 

* 음성언어 중심의 정보 접근의 한계 

{청각장애인 박 모씨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지만, 여러가지로 애를 먹고 있다, 수화로 수업하는 학원은 찾기 힘들어 애초에 포기하고, 인터넷 강의를 선택했지만, 자막지원이 전혀 안돼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재 20권이 있지만, 정작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은 강의를 들어야만 알 수 있다, 결국 강사가 하는 말을 키보드로 입력해 줄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는 너무 힘들다,

강의 업체에 자막을 넣어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1년이 다 되도록  자막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 역시 인터넷 강의 자막 지원 여부를 준비조차 않고 있다. 박씨의 문의에 개선방안을 찾겠다는 대답뿐이다. 오늘도 박씨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다.} 

 

-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잘 또는 전혀 듣지 못함으로 인해 음성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의사소통에 취약하며, 이로 인해 음성언어 중심의 주류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
- 따라서 음성언어에 의존하는 부분을 문자언어나 수화로 대치하고 보조기기 제공 등의 다양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매우 부족한 실정
- 국립장애인도서관지원센터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대체자료에는 △점자도서, △카세트테이프, CD 녹음도서, △전자도서, △전자점자도서, △점자혼용도서, △자막/수화비디오 등을 갖춘 것으로 조사
- 또한 보청기와 같이 청각장애인들이 쉽게 장착할 수 있는 보조기기 뿐만 아니라 수화용 자료검색대 등과 같이 손쉽게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기가 갖추어져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
- 청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수화를 통한 정보 콘텐츠와 수화번역․ 통역 서비스 개발이 시급

  

* 존재자체가 무색한 수화방송의 현실 

- 수화 방송은 중앙 지상파에서의 편성 비율이 5.1%로 굉장히 저조하고, 그 밖의 방송에서도 수화방송 편성 비율이 거의 10% 미만으로 매우 부족한 현실

 

 방송 사업자자                                                                                  장애인방송(수화) 편성비율(%)

중앙 지상파 :  (5개사) : KBS1.2,  MBC,  SBS.  EBS                                                                      5.1

지역지상파  : (33개사)  KBS 지역(총)국  , 지역 MBS  ,지역민방(OBS제외), OBS                            10.5

PP(5개사)   : YTN, 희망복지방송, 실버방송, 육아방송                                                                  12.0

 

- 또한 방송에서 하는 수화통역의 이해정도에 대한 조사 분석 결과 응답자 1,155명 중 44.0%가 수화통역의 방송의 50%정도만 이해한다고 하였으며, 모두 이해하는 응답은 11.4%에 불과 

                             수화 방식이 다르다  :   18.3% 

                      수화 속도가 빠르다  :   26.1%

        수화통역사의 화면 크기가 작다  :   47.9%

                  방송 내용이 어렵다  :   20.4%

                    방송에서 하는 수화통역이 이해가 안되는 이유 (복수응답) 

 

 

다섯째 : 사회적 소외

  

- 청각장애인들은 화재 경보를 못 들어 피해를 입기도 하고, 택배, 음식 배달 등의 전화를 이용한 모든 문화에서 소외
- 관공서나 병원이용에서부터 경찰조사, 법원 재판 과정에서도 상호간 의사전달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피해 발생
- 가족으로부터 겪는 소외도 심각해 건청인 가정의 청각장애인들은 가족 간 친밀감이나 정체성 형성에 어려움 토로
- 신체재활 훈련의 한계와 더불어 교육현장에서 통합교육의 당위성만을 내새워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위 물리적 통합을 강제한 나머지, 많은 청각장애학생들이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 환경에서 소외되며 많은 심리사회적 문제를 겪는 것으로 조사


- 특히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의 제한을 보완하는 다양한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교육 및 비장애인과의 대인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 청각장애학생들은 비장애학생들과 적은 교류를 하고, 친한 친구들이 거의 없으며, 무시 받거나 쉽게 거절을 당함. 이에 따라 비장애학생들보다 더 좌절하고, 고립되며, 외롭고, 낮은 자아 존중감을 갖는 경우가 발생
- 또한,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청각장애학생들은 상당한 부적응 문제를 경험하고, 심지어 정체성의 혼란으로 특수학교로 되돌아오는 사례 증가(최성규 외, 2011)
- 이처럼 수화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은 학문적 성취의 제한뿐만 아니라 직업적 성취의 제한, 노동권․생존권의 제한, 사회적 교류 제한으로 직결되어 청각장애인이 전 생애주기에 걸쳐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주요 원인

 

<퍼온 곳>

http://cafe.daum.net/specialfinger/BiT5/20589 / 글쓴이 : 미소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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