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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이 뭐길래

조중동 사주들, 어디에 살고 있나?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2. 7.
 

'세금폭탄' '종부세 때리기' 보도

조중동 사주들, 어디 사나 했더니...

[초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올해 종부세·재산세 1억 넘어


오마이 뉴스 김시연/남소연 기자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소유한 흑석동 대저택. 건물연면적 246평에 대지면적이 1542평, 공시지가 71억원에 이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저택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비싼 집이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가회동 고택. 2006년 공시지가로 23억8천만에 이른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5일 오후 동작구 흑석동 주택 숲에 둘러싸인 대저택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거대한 성곽을 연상시키는 높은 담벼락 안으로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들렸다. 언덕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는 주변 다세대주택단지와는 완전히 딴 세상이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소유인 이 대저택이 차지하고 있는 땅은 1542평. 건평만 246평으로 올해 공시지가만 71억7000만원에 이른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용산 이태원동 단독주택(공시지가 85억원)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비싼 집이다.


이건희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나 호남 갑부의 후손인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저택 역시 여기 뒤지지 않는다.


홍 전 회장의 용산구 한남동 대저택은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 지상 2층, 지하 2층 건물이지만 아랫길에서 보면 담벼락 높이만 3~4층은 족히 돼 보였다. 대지 225평에 건평 342평으로 공시지가는 16억5000만원이다. 대지는 아내, 주택은 어머니 이름으로 돼 있지만 홍 전 회장이 실질적인 소유주로 알려졌다.


'김병관' 문패가 선명한 김 전 회장의 종로구 가회동 집은 기와를 얹은 2층짜리 한옥 고택이다. 마당에는 종로구 지정 보호수인 수령 300년짜리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대지 200평에 건평 98평, 공시지가는 23억8000만원이다.


대한민국 '넘버 투' 대저택을 가다


▲ 조중동 사주들은 주식과 부동산을 통해 후계자에게 부를 대물림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김병관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

 

종부세·양도세 등 부동산 불로소득 중과세를 놓고 일부 부동산 부자들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조·중·동. 그 뒤에는 이렇듯 부동산 갑부인 언론사주들이 버티고 있다.


이들 주택 소유주가 올해 낼 종합부동산세는 얼마나 될까? 방상훈 사장의 흑석동 저택 종부세는 8353만원. 재산세까지 포함하면 총보유세가 1억원을 넘는다. 김병관 전 회장의 가회동 저택은 1742만원이고, 홍석현 전 회장의 한남동 저택이 882만원으로 가장 적다.


하지만 이 금액은 어디까지나 1주택을 기준으로 한 추정치일 뿐이다. 이들 언론사주 일가가 전국에 보유한 부동산 규모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올해 종부세 과세 대상에는 주택 외에 나대지· 임야 등 세대당 3억원이 넘는 토지도 포함되기 때문에 땅 부자들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언론사주 일가가 전국에 보유한 부동산은 상당 규모로 알려졌지만, 그 실체는 잘 드러나 있지 않다. 대부분 명의신탁 등으로 소유주를 분산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수십억짜리 대저택은 '빙산의 일각'

 

   

    ▲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한남동 저택. 지상 2층,

    지하 2층 건물이지만 아랫길에서 보면 담벼락 높이만

     3~4층은 족히 돼 보인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나마 2005년 주미대사 재임 당시 고위공직자로서 재산을 공개한 홍석현 전 회장의 가족 소유 부동산 내역은 비교적 상세히 알려져 있다. 당시 홍 전 회장은 농지 구입을 위해 위장 전입한 사실이 불거져 끝내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홍 전 회장 본인과 아내 신연균씨, 큰아들 정도씨가 경기도 양주·이천·충남 태안 등에 소유한 부동산 규모는 약 9만6000평, 2004년 공시지가 기준으로 58억7000여만원에 달했다.


이 땅들은 2년 사이 지역에 따라 2~6배까지 뛰었다. 올해 공시지가를 반영하면 130억원이 넘는다. 건교부가 밝힌 2006년 공시지가의 시세 반영률이 80% 정도임을 감안하면 실제가치는 17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3월 <한겨레> 보도로 처음 '위용'을 드러낸 방상훈 사장의 흑석동 대저택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방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 수많은 다세대 다가구주택에 둘러싸인 숲 속 대저택은 모습은 압권이었다.


지하철 9호선 공사가 한창인 이 일대는 지금 재개발 붐이 일고 있다. 방 사장 소유의 저택 역시 흑석동 뉴타운 개발 계획의 여파로 상당한 이득이 예상된다.


방 사장은 흑석동 대저택 외에도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고 방일영 <조선일보> 고문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만해도 상당하다. 2001년 당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방씨 일가가 전국에 소유한 땅 가운데 확인된 것만 방상훈 사장 소유인 의정부시 가능동 일대 임야를 비롯해 30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이용


이들 언론사주의 부동산은 주식과 더불어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흑석동 대저택 대지 1542평 가운데 475평, 주택을 둘러싼 임야 2212평은 이미 방 사장 큰아들인 준오씨 소유다. 준오씨 소유 토지의 공시지가만 30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상당한 땅부자였던 고 방일영 고문 소유 부동산들이 대부분 방 사장과 준오씨에게 대물림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관 전 회장의 가회동 땅 200평 역시 큰아들 김재호 <동아일보> 부사장이 이미 지분 절반을 소유하고 있었다.


홍 전 회장의 큰아들인 정도(29)씨 역시 2005년 재산공개 당시 경기도 이천시 율면 월포리에 전답, 임야 등 2만5000평을 미성년자 때부터 소유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최근 확인해본 결과, 홍 전 회장이 갖고 있던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임야도 정도씨 명의로 돼 있었다. 당시 공시지가 5억원이었던 옥정동 임야는 2년 사이 6배로 뛰어 현재 54억원에 이른다.


김동민 한일장신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조중동의 종부세에 대한 거부감은 사주일가·경영진·간부·상당수 기자들이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측면과 건설업체를 대변하는 보도 행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결정적이진 않겠지만 족벌언론 사주일가가 (종부세를 내는) '1.3%'에 해당하는 부동산 부자들이다 보니 편집국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고급주택들이 몰려 있는 한남동 주택가.
ⓒ 오마이뉴스 남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