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곧 표준수화 마련된다

애국가, 곧 표준수화 마련된다

 

연구결과 발표…회의 한번만 거치면 완성

▲애국가, 국기에 대한 맹세, 한글날 노래 등 총 3가지에 대한 표준수화가 연구됐다.ⓒ에이블뉴스

국립국어원 소속 ‘한국표준수화규범 제정 추진위원회(이하 실무추진위)’와 한국농아인협회(회장 변승일)는 애국가, 국기에 대한 맹세, 한글날 노래 등 총 3가지에 대한 표준수화를 연구, 2일 오후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발표회를 열어 공개했다.

▲연구의 필요성=이번 연구는 국가행사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념곡이나 공식문안 등에 대한 수화가 통일되지 못해 생기는 혼란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다.

 

‘애국가’는 기념식이나 학교조회 등에서 자주 불려지나 보통 1절만 부르고 있어 농아인들은 2·3·4절에 대해서는 가사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수화로 잘 표현하지 않는 생소한 단어들도 많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올해 새로 수정되었으나 새로운 문안에 대한 수화연구는 진행되지 못했다. 또한 ‘한글날 노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수화로 불려진 적이 없으며, 농아인들이 한글날 노래의 의미와 가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실무추진위원회에서는 애국가, 국기에 대한 경례, 한글날 노래 등을 농아인들의 언어인 수화로 표현해 그 의미와 뜻을 알리고, 본래의 뜻과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수화 표현법을 통일화 시킨 것.

▲표준화 연구과정=실무무추진위는 ‘애국가’등을 표준화하기 위해 한국농아인협회 16개 시·도협회와 23개 농학교를 대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 지를 조사·분석했다. 추진위원들은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맹세의 연혁과 가사의 정확한 뜻을 알기 위해 언어학자에게 뜻풀이를 의뢰 이를 토대로 수화시안을 만들었다.

실무추진위원회에서는 수화시안을 다시 시도협회와 농학교에 배포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재검토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또한 이 개정안을 2명의 수악인(수화로 노래를 하는 농아인)에게 주고 곡조에 맞추어 표현토록하고 표현이 적절치 않거나 곡조에 맞지 않는 단어를 수정하여 최종시안을 마련했다.

이날 연구발표회에서는 표준화 작업을 거친 애국가, 국기에 대한 맹세, 한글날 노래가 시연됐으며, 참석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거쳤다. 실무추진위원회에서는 최종회의를 거쳐 표준안을 완성하고 책자로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수화표준화는 언어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그동안 청각장애인들은 지역에 따라 저마다 다른 수화로 애국가를 부르고 있었다. 모든 국민이 같은 노랫말로 부르며 서로가 하나임을 느끼고 나라사랑을 되새기는 애국가는 의무이자 권리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언어를 통일하는 작업이 아니라 권리를 찾는 것이며, 언어로써의 수화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라고 전했다.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은 “비장애인 국민들이 알고 쓰는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맹세를 농아인들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잘 알고 써야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농아인들도 어디서나 통일된 수화로 애국가를 부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을 인식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변 회장은 “일반적으로 농아인들은 음악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수화도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수화적 표현으로도 충분히 노래와 음율 표현이 가능하다. 애국가와 한글날 노래 뿐 아니라 많은 노래들 수화로 표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연구발표회에서는 표준화 작업을 거친 애국가, 국기에 대한 맹세, 한글날 노래가 시연됐다.ⓒ에이블뉴스

주원희 기자 (jwh@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