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때문에 사람이 죽어갑니다"
(2008-01-18 16:54:36)
언론들은 태안 기름유출 주범인 삼성중공업이라는 이름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바다에 의지해 평생을 살아왔던 태안어민들이 목숨을 끊고 있습니다. 태안반도 기름유출 주범 삼성중공업에 대한 주민들의 원망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은 도덕적 책임만 있을 뿐이라며 배상책임을 미루고 있습니다. 태안에서 유출된 기름은 전남지역 일대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오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신문방송이 언급하는 '태안 기름띠를 제거하는 자원봉사자들을 표현하며 태안의 기적'이라고 떠들어 댑니다. 그러나 배 접안이 어려운 섬 등을 비롯한 외딴지역은 전혀 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 접안이 어려운 주변 섬 등은 그야말로 죽음의 섬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그곳에는 환경 활동가들 일부가 들어가 기름띠를 제거 중입니다.
삼성과 정부는 법적 배상책임을 준비한다며 주민들의 막막한 생계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태안 어민들이 목숨을 끊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태안지역 주민 두 분이 자살했고, 또 한 분이 농약을 마시고 분신을 기도했습니다. 중태라고 합니다. 네티즌들이 삼성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언론들은 삼성재벌 광고에 눈이 멀어 태안 기름유출 장본인인 삼성이라는 이름을 명시하지 않는다며 격분하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의 글을 소개합니다.<편집자>
[네티즌 글 전문]
삼성중공업 바지선이 들이받은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으로 범벅이 됐던 태안을 두고, 바닷빛이 돌아왔다는 둥 130만 자원봉사자들의 공이라는 둥 하는 이른 희망을 세상이 이야기하는 사이, 현실의 비관은 태안의 어느 마을인가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아내의 약값을 벌고 자식들의 학비를 벌던 우리들의 부모들을 잡아먹고 있었다.
불현듯 지난 여름 친구들과 찾았던 태안이, 종일 튜브 위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봐도 질리지 않았던 맑고 정겨운 태안 바다가,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던 태안의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 아마 우리나라 도시에 살고있는 사람들 중 꽤 많은 이들이 태안을 찾은 적이 있었을 것이고 나와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돌아가신 분들은 우리가 여행길에 만났던, 살아가는 것을 잠시나마 무척 행복하게 해주었던 분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하니 마음이 먹먹해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끔찍한 재앙이 나은 현실적 비관은 누군가를 잡아먹고 있을 것이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66세 소원면 의항리..
73세 근흥면 마금리..
이번 삼성중공업 기름유출 사건으로 돌아가신 어민들을 신문이 설명하는 말들이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이렇게 허무한 것이구나 새삼 느껴진다. 아니, 사회적인 문제로 삶의 절망에 몰려 죽게된 이들을 우리 사회가 설명하고 기억하는 모습이 허무해 가슴이 쓰라리다.
이분들은 삼성중공업 바지선이 허베이 유조선을 들이받기 전까지, 그리고 이 사태가 그저 "태안기름유출사고"로 명명되고 책임과 복구의 문제가 얼렁뚱땅 은폐되는 것을 목도하기 전까지, 아름다운 태안의 바다를 평생의 친구이자 업으로 여기면서 누군가의 든든한 가장으로, 성실한 아버지로 그리고 따뜻한 이웃으로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세상은 그저 그들을 "비관자살한 XX사는 XX살 X씨"로 단촐하게 부르고 잊겠지만, 그네들의 삶과 죽음은 그렇게만 명명하고 망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태안 어민분의 추가 비관자살이 보도되고 나서 세상이 태안에 대해 떠들은 이야기를 살펴봤다. 한국일보는 있지도 않은 노밸환경상에 태안 봉사자들을 추천했다며 꼬집는 기사를, 중앙일보는 "태안어민 쥐꼬리 지원, 생색내는 정부"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적었다. 동아일보는 이런 잇따른 어민들의 자살과 관련하여 피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대규모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면서 그것을 '허베이 스피릿호 원유유출 관련 피해대책지원금'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맙소사....어디에도 삼성중공업의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왜 그들은 정부를 비판하고(내가 정부를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라) 허베이 스피릿호를 명명하여 대책이 시급하다는 말을 하면서, 정작 어민들이나 환경단체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까지 촉구하는 삼성중공업의 사과와 대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것일까? 안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심정적으로 추론해볼 수 있는 답이야 어제 한겨레에 실린 기업의 광고수주 등의 문제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일련의 문제의 책임은 유조선을 들이받은 바지선을 관리하는 삼성중공업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으며, 그 책임의 당사자들은 물론 그 책임에 대해 얼렁뚱땅 은폐하는 세상 모두가 성실하게 일하며 평생을 살아온 우리네 부모들의 자살을 방조하는 정범들이란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진정 죽은자를 위한 진혼과 살아남은 자의 희망을 위해 세상이 그 방조를 멈추기 바란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태안 주민들을 절망하게 하고있는 "먹고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에 삼성중공업은, 그리고 허베이스피릿호도 입을 열어야 할 때다. 늦었지만 더이상 죄를 짓지 않는 방법이다. <쨔스 (dldmsdml)>
▲글전문: http://hantoma.hani.co.kr/board/ht_society:001016/45486
노동과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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