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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언어다

[스크랩] 자랑스러운 태극전사, 농아인 축구대표팀을 응원합니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7. 9.

 

 

 

 

 

월드컵 때마다 시청의 붉은 물결 속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게 열화와 같은 응원을 보낸 기억, 다들 한번 쯤은 있으시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 전진하고 있는 태극전사도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2009년 대만에서 개최하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태극전사가 있습니다.

바로, 세계농아인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농아인 축구대표 선수들 입니다.

각자 생업에 종사하시면서도 축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힘든 훈련을 견디고 있지만,

열악한 환경과 재정적 지원의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7월 7일.

많은 이들의 축하 속에 농아인 축구대표팀의 희망모금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대한농아인축구협회 조만수 회장님, 김종호 부회장님, 김재용 국장님, 유병권 사무국장님,

농아인 국가대표축구팀 선수분들, 금강보청기 선우열 대표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번 청원에서 모금된 3백여만원은 농아인 축구대표팀을 위한 축구화 마련을 위해 쓰여질 예정입니다.

 

 

 

 

우선 좋은 자리 만들어주신 다음 희망모금과 네티즌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장애인 체육은 다른 분야에 비해 항상 뒤쳐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사람들의 관심도가 낮기 때문이죠.

이번 희망모금 청원과 모금을 통해 관심도가 높아졌으면 합니다.

 

- 대한장애인축구협회 김재용 사무국장님

 

 

 

 

네티즌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실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선수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훈련이 소집되면 모이기 때문이죠.

훈련이 있을 때마다 회사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심지어는 무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오늘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기쁩니다.

이번 모금을 통해 구입할 새 축구화로 더 열심히 뛸 것입니다. 농아인 축구대표팀을 많이 응원해 주세요!

 

- 농아인 축구대표팀 부주장 김택한 선수 

 

 

 

 

희망모금을 진행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번 청원 역시 희망을 전달하는 느낌이예요.

이 모금을 시작으로 농아인 축구대표팀이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올림픽에서 열심히 뛰어주세요. 대한민국 농아인 축구대표팀, 화이팅!

 

- (주)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 육심나 팀장님

 

 

 

또한 이번 청원에서는 또 하나의 수확이 있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신 금강보청기 측에서 매월 100만원의 후원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희망모금 전달식 후, 대표팀 분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농아인 분들이 서로에게 수화를 하며 소통하는 모습이 처음에는 어색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건청인이었던 저와 루피님은 이내 그 소통에 빠져들었습니다.

비록 우리는 수화를 못하는 건청인이었지만,

농아인분들의 표정 하나하나 속에서 그들의 감정을 충분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대표팀의 부주장 김택한 선수는 기자단에게 간단한 축구 용어를 수화로 알려주셨습니다.

왼쪽 사진은 'ㄷ' 모양의 왼손과 수직의 오른손을 합쳐 '미드필더' 를,

오른쪽 사진은 오른손을 왼손바닥으로 막는 '수비' 를 나타냅니다.

 

 

 

 

예전엔 야구를 하셨다는 편수현 선수는 대표팀 선수 중 나이가 어린 편입니다.

네티즌들에게 한마디를 부탁드렸더니, 한참을 생각하신 후 이내 밝은 웃음을 지어주셨어요.

 

"모금에 참여해주신 네티즌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내년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노란 머리가 인상적이었던 송진호 선수는 식사하시는 중에 영상통화를 하시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들고 다른 손으로 수화를 하시더라구요.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농아인분들을 위해 직각으로 세워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핸드폰이 있다고 합니다.

선수분들은 평소에 생각하던 핸드폰에 관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정훈 선수는 듬직한 인상 그대로 짙은 유니폼이 너무 잘 어울리는 선수였습니다.

특히 현재 농아인 축구대표팀의 실질적 어려움을 토로하셨는데요.

대표팀이 원하는게 너무 많다고 웃으시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현재 축구협회 사정은 어렵지만 저희는 함께 이동할 버스가 필요합니다.

선수들 모두가 뿔뿔히 흩어져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라 선수들을 소집할 때 너무 불편해요."

 

 

 

 

정지만 선수는 수줍어 하시더니,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기쁩니다. 감사드려요. 내년 올림픽에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정광식 선수는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저희가 연습을 할 수 있는 축구장을 찾기가 힘들어요.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자유로운 축구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선수분들은 사진으로나마 모금에 참여해주신 네티즌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드린다는 표현을 하고 싶으셨답니다. :)

 

 

 

 

 

 

  

취재가 끝나고 건물 로비에서 잠시 대기하는 시간에 부주장 김택한 선수가 저희 기자단에게 불쑥 사진 한장을 내밀으셨습니다.

그 사진은 농아인 축구대표팀 선수분들이 경기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이번 취재의 수화 통역해주신 최남경님이 뒤에 계셨지만,

김택한 선수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수화를 못하니 입모양을 최대로 크게 벌려서 말이죠.

 

"어.디.예.요.?"

 

 

"태.국"

 

비록 짧은 대화였지만, 잊지 못할 가슴 찌릿한 소통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취재에 협조해주신 유창테크, 센싸타테크놀러지스코리아, 진성공업, 석수건설, 흥아타이어 측에 감사드립니다.

 

 

 

 

 

 

 

 

 

 

출처 : documentary
글쓴이 : 늘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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