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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언어다

청각언어장애인의 '수호천사'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10. 6.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청각언어장애인의 '수호천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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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수화상담 100일 맞아, 2,534건 상담...

청각언어장애인의 불편함·어려움 해결로 좋은 반응 얻어..

<<청각언어장애인 이모씨는 채용 면접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면접관들 앞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두려움만 앞섰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이씨는 메신저에 등록된 '120 친구'인 상담원의 조언을 받아 면접 준비를 할 수 있었다.>>

120다산콜센터가 30일로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문자 및 화상상담서비스 운영 100일을 맞았다. 지난 6월 23일 시작한 이래 9월 말 현재 총 2,534건(문자상담 908건, 화상상담 1,626건)의 상담이 이루어 졌으며, 1일 30여건 상담으로 이용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120다산콜센터가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수호천사를 자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청각언어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찾아주는 소통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120다산콜센터의 4명의 수화상담원은 모두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거나, 사회복지시설에서 수화통역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로서 청각장애 시민고객의 불편하고 어려운 점을 내 일처럼 발 벗고 해결해 주는 해결사로 시민고객의 칭찬과 반응 또한 뜨겁다.

한 청각장애인은 "나의 입과 귀가 되어주던 딸이 유학을 간 뒤로 생활이 많이 불편했는데 다산콜센터가 있어 너무 편하고 좋다"며 "우리 딸처럼 친절하게 대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한 번 상담을 받아보면 자주 애용할 정도로 단골고객이 되는데, 특히 수화상담은 일반 전화상담과 달리 얼굴을 볼 수 있어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시민고객의 이용 만족도가 크다. 또 문자상담의 경우 인터넷세대인 젊은층에게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30여건 넘게 이용을 한 고객이 있을 정도다.

120다산콜센터 박지연(24) 상담원은 "자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그 집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되기도 한다"며 "우리의 서비스가 청각언어장애인의 소통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구체적인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의료·취업·지원혜택 등 사회복지 분야가 43%로 가장 많았고, 일상생활 속 의사소통 관련 상담도 21%를 차지하였다. 그 밖에 시정일반 10%, 교통 8%, 문화행사 안내 7%, 기타 6%, 주택건축 5% 등의 순이었다.

주요 상담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여객선 승선료 대신 송금해 줘서 고마워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행 여객선 표를 어렵사리 예약한 뒤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 고객. 그런데 당장 표 값을 송금해야만 여객선에 탑승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고 120다산콜센터 수화상담원에게 대신 송금해 줄 것을 부탁함. 상담원은 고객을 대신해 비용을 송금했고, 무사히 세미나에 참석한 고객은 상담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인형을 선물함.

◆ 결혼 10주년 기념여행 준비 어떡하죠?

결혼 10주년을 앞둔 주부(청각장애인)가 상담원의 도움을 받아 남편과의 달콤한 여행을 떠난 사연. 여행 준비과정에서 고객을 대신해 상담원이 교통편을 알아보고, 출국 당일에도 부부가 여행사 직원과 만날 수 있게 시간조정을 하는 등 무사히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세심한 도움을 줌

◆ 부당한 진료비 억울해요!

피부과에 다니는 한 고객이 치료비를 카드로 10개월 할부 결제를 했는데 피부과의 추천을 받아 3개월 무이자로 재결제함. 그러나 통장에서 돈이 이중으로 인출되고 있는데다 이자까지 빠져나간다며 상담을 신청해 옴. 상담원이 피부과에 연락했으나 명백한 피부과 잘못인데도 고객을 무시하는 듯한 성의 없는 답변을 들음. 상담원이 이에 항의하여 결국 사과를 받아내고, 이자도 피부과에서 부담하기로 함.

◆ '메신저 피싱' 사기피해 사건 접수!

한 청각장애인이 인터넷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돈이 필요하니 30만원을 빌려 달라'는 친구의 부탁으로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입금함. 나중에 알고 보니 친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해킹한 '메신저 피싱'인 것을 깨닫고 120다산콜센터로 도움을 요청했고, 상담원이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사건을 접수하고 수사 진행상황을 전달해줌. '보이스피싱'에서는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는 청각장애인들에게도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다른 청각언어장애 시민고객에게도 주의할 것을 당부함

앞으로 120다산콜센터는 개인 컴퓨터를 이용한 화상상담서비스를 제공해 3만6천여명의 청각언어장애인에게 좀 더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평일 주간에만 실시되고 있는 서비스를 이용시민의 증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담시간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출처 : 서울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