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이동걸 사의’가 단신보도할 일인가 | |
28일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1991년 금융연구원 설립 이래 원장의 중도 사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금산분리 완화·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반대해 온 이 원장이 정권의 압박을 받아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연구원들에게 남긴 이임사에서 이명박 정부가 “연구원을 정부의 싱크탱크가 아니라 마우스탱크 정도로 바라봤다”,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은 한갓 쓸데없는 사치품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실용’정신과 거대한 공권력 앞에 짐이 되어 가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 정책을 앞장서 홍보하지 않는 연구원장은 제거돼야 할 존재였다”고 말해 퇴진 압력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그는 “재벌에게 은행을 주는 법률 개정안을 어떻게 ‘경제살리기 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며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그 혜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기 때문인 것”, “특정집단의 이익이 상식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밖에 결론지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거를 도저히 만들 재간이 없었다”, “현 정부가 경제 성장률 예측치마저 정치 변수화했다”고 주장해 정부가 금융연구원의 연구 내용까지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간섭하려 했음을 드러냈다.
맞추지 않는 기관장을 압박해 결국 물러나게 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례적인 일’이라며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정권으로부터)직간접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30일에는 1면 톱기사 <경제 전망치 정부가 간섭>과 2면 기사 <타기관에도 ‘성장률 압력’ 가능성> 을 통해 이동걸 위원장의 이임사 내용을 보도하고, 이명박 정권이 금융연구원을 비롯한 KDI, 한은 등의 경제 전망치까지 간섭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30일에는 1면 기사 <“우린 싱크탱크 아닌 정부의 마우스탱크”>를 통해 이 원장의 이임사를 자세히 다뤘다. 모두 1단짜리 단신 기사로 처리했다. 그나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본지가 아닌 경제섹션에 실었다. 정권의 연구 개입과 사퇴 압력을 강력히 암시한 이 원장의 이임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었다
감사, 표적수사, 기관 통폐합 압박 등 온갖 치졸한 방법을 동원했다.
입만 열면 ‘법치’를 주장하면서도 법으로 보장된 기관장들의 임기는 짓밟았다. 또 학문적 양심과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할 국책연구기관장들도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쫓겨나야 했다.
이 같은 이명박 정권의 ‘기관장 내쫓기’와 ‘제 사람 심기’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을 넘어 정부예산을 한 푼도 쓰지 않는 민간단체와 민간연구기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법과 시스템은 물론 상식까지 깡그리 무시한 채 ‘이명박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발상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다고 색깔 공격을 퍼부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초법적으로 벌이는 ‘기관장 내쫓기’와 ‘제 사람 심기’ 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오히려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를 일삼았다.
이중적이고 정략적인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끝> | |
2009년 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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