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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자원봉사'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9. 4. 12.

 

점심시간이 지나서 잠깐 시간을 내어 경기도청에 아내와 함께 갔슴다.

'벗꽃축제' 마지막 날이라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꽃구경보다는 사람구경(?)에 기쁘지만은 않았지요.ㅠㅠ

 

그것도 잠깐이었어요.

친분이 있는 농인이 불러 통역을 갔어요.(아내는 혼자 집으로 들어가고....) 수원에 사시는 형님댁을 방문하는데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것이었죠. 중요한 통역(?)은 아니었지만 일상적인 사생활에 관련된 것이라.. 좀...그랬어요.

 

제가 요즘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최근에 저를 찾는 횟수가 많아졌거든요. 수화통역 수당을 요구하면 오늘 같이 사생활에 까지 부르지는 않겠지요.....그래서 '걱정반 부담반'이랍니다.

 

선의의 자원봉사도 좋지만 똑같은 농인에게 자주 불려다니는 것도 그렇고.... 6월부터는 개인사업을 할 계획이라면서 '수화통역사가 늘 함께 있으면 수월하다'고 함께 하자고 제안하더군요. 물론 회사에 다니지 않을때에만 유효한 것임을 전제하면서요....

 

그 농인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등 착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치 않아요.

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는데까지 수화통역 봉사를 하는 것이 순수해 보일리가 없어요. 다른 농인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것이 예상되고, 아내도 특정인에게만 통역봉사를 집중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거든요.

 

친분이 있는 사이라 거절하는 것도 부담스럽고....그렇다고 농인에게 통역수당을 요구하는 것은 더욱 부담스럽고....아뭏튼 걱정이예요.

 

 

경기도청 '벗꽃축제'에 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