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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두얼굴

삼성은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3. 25.

 

[사설] 삼성은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인가

 

삼성그룹이 어제 이건희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로 특검에 의해 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되자 ‘대국민 사과-경영쇄신안’을 내놓고 퇴진한 지 23개월 만이다.

 

삼성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사업기회 선점을 위해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해 사장단협의회의 건의를 통해 이 회장의 복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자신도 그룹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위기를 강조했다고 한다.

우리는 삼성이 내세운 이 회장 복귀의 명분이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그리고 이 회장의 복귀를 위해 내부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가 그리 중요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은 지 7개월, 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단독 사면의 특혜를 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이제 다 끝났다’는 듯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을 얼마나 많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에 주목한다.

 

2년 전 삼성이 특검 수사를 받게 된 원인의 대부분은 이 회장의 지배체제를 다지고 아들 재용씨에게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과정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따라서 원인 제공자인 이 회장 본인이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떠안고 가겠다”며 물러났을 때 국민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결국 위기를 면하려는 행위에 불과한 것이었느냐는 비판과 불신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 회장의 복귀 이후 달라질 삼성의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의 역할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지만 이 회장 1인 중심의 지휘체제가 공고해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는 거꾸로 계열사 사장단협의회를 통한 전문경영인 중심의 자율경영체제가 후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은 총수 중심 체제의 효율성과 책임성을 들어 이번 이 회장 복귀의 명분인 ‘위기경영’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 재벌의 문제가 주로 합리성을 결여한 총수 1인 중심체제의 폐단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이 회장 보좌를 위해 설치되는 회장실이 시간이 가면서 이 회장 퇴진과 함께 폐지됐던 전략기획실처럼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해치는 존재로 변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회장 퇴진과 함께 국민 앞에 약속했던 경영쇄신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삼성은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폄) 경향 닷컴 ... http://www.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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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24일 대학생나눔문화 소속 최영지(21세 성신여대 수학과2년) 학생이 서울 종로 삼성타워 앞 광장에서 이 회장의 복귀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대학생나눔문화는 2005년부터 삼성바로세우기 캠페인을 계속해오고 있는 청년들의 모임이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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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범죄자 이건희의 복귀 진짜 대한민국의 위기다

 

범죄자 이건희가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2008년 4월 삼성의 천문학적인 비자금 의혹으로 퇴진한 지 23개월만이다.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떠안고 가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경영일선에 나선 것이다. 부도덕하고 파렴치하다.

그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복귀이유를 설명했다. 자기가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복귀했다는 뜻이다. 그가 경영일선에 나서서 삼성을 더 잘나가는 기업으로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건희 복귀야말로 대한민국의 위기라고 본다.

그의 복귀는 자타가 공인하는 구시대 족벌경영체제, 각종 탈법, 편법, 불법적 기업 운영의 개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아들 이재용에게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는 물론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불법적으로 조성하고, 국가 권력을 매수하기 위해 불법 로비가 판을 칠 것이 빤하게 보이지 않나.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말이 있지 않나.

대한민국 도덕성은 다시 한 번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세금 포탈 수백억을 하더라도 '글로벌 기업' 삼성 회장은 감옥살이는커녕 경영일선에 복귀하는데 2년도 걸리지 않는 나라에 무슨 도덕성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건희가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상 다시는 복귀하지 말았어야 옳다. 정 하고 싶다면 최소한 경영권 불법 승계, 불법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는 하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어야 한다. 하지만 일언반구도 없었다.

입만 벌리면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대통령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아야 하는 범죄자를 이른바 '원포인트' 특별사면을 해주고, 이렇게 풀려난 삼성 회장 이건희가 경영일선에 화려하게 복귀하는 대한민국,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진짜 위기다.

<민중의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