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어통역사의 길

상반기 '장애인축구 3급 지도자 강습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5. 9.

 

 

5월 6일~ 8일까지 2박3일 동안 '장애인축구 3급 지도자 강습회'가 이천에서 열렸습니다... 

장애인들의 종합 체육시설인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은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도암리에 있는데...중부고속도로 서이천 IC에서 약 8~9k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번 '지도자 강습회'에 참여한 장애인축구 예비(?)지도자들은 총 36명이었으며.. 농인이 4분 참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수화통역센터 등 농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청인 수화통역사가 5분 참여하였습니다. 

2박3일 프로그램을 혼자 수화통역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수화통역사들이 많이 참여해준 덕분에 통역을 교대로 하는 등 휠씬 수월했습니다...

 

장애인축구는 크게 정신지체, 뇌성마비, 시각, 청각(농인)축구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청각장애인 축구는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근본적인 의사소통과 문화의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청각(농인)축구선수들을 양성하는데 농인들이 직접 지도자로 나서는 모습은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청인 지도자가 농인들을 가르칠때 의사소통과 문화가 서로 달라 서로를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인들이 참여하는 지도자 강습회는 너무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교육내용을 수화로 전달하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축구 관련 용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 더욱 어렵습니다...인사이드 킥을 비롯한 '킥'의 종류, 패널킥, 프리킥, 업사이드 등 반칙 종류, 그리고 도핑 테스트 등등

 

강습회 마지막 날,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있었으며... 필기시험에서는 객관식과 주관식의 문제가 총 60문제 출제 되었습니다. 강습회에 참여한 농인들은 실기시험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필기시험은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였습니다.

 

다른 참가자들보다 10점의 인센티브를 주고는 있지만 제가 보기엔 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예를 들어 '도핑'이라는 단어를 수화로 표현하면 쉽게 '약(주사)'로 표현하고...'도핑방지'는 '약 + 막다'로 표현합니다.

 

농인들의 입장에서 수화를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라...반대로 수화를 보고 이해했던 내용을 한국어로 표현할려면 어려움을 겪는 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화에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필기(메모)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지도자 강습회는 앞으로도 계속 열릴 것입니다. 농인들을 위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필요합니다.

 

첫째, 수화통역을 교대로 할 수 있도록 수화통역사를 2명이상 반드시 배치하는 것입니다.

2박3일 또는 3박4일 프로그램을 한 명의 수화통역사가 소화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피로감 누적은 제대로 된 양질의 통역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둘때, 한국어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농인들을 위해서 간단명료하게 메모(필기)된 학습자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농인들은 강의가 있을때마다 메모할 수가 없습니다. 메모하는 순간 수화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시스템(메모된 학습자료)이 절실히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