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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김진효님 면회(12/18) 다녀왔습니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1. 12. 19.

 

 

오후 4시가 약간 넘어서 종로경찰서 앞에 '촛불총각'님과 함께 도착해보니 '파초'님이 이미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잠시후에 '슈퍼땅콩'님이 도착하였고, 총 4명이 종로경찰서를 방문했습니다. 4명 중 1명만 정문 경비실(?)에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았습니다.

 

유치장 입구를 몰라 잠시 머뭇거리다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우측에 안내소에 들러 면회절차를 물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경찰이 묻더군요.

 

"어떻게 오셨습니까?"... "면회를 하러 왔습니다."

"유치인이 누구죠?"..."김진효님입니다."

 

잠시 기다리라고 그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확인를 하더군요.

안내를 맡은 경찰은 황당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진효님이 현재 면회중이라 면회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면회는 하루에 3번인데 이미 오후 면회까지 2번을 했고, 저녁 7시 30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직감으로 알았습니다.

면회를 방해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분명히 '1일 3회이내'라는 규정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오전,오후,저녁으로 나누어서 면회를 한다는 규정은 없거든요!~~ㅠㅠ)

 

다시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저희는 '행동하는 언론소비자연대'라는 온라인 시민단체 회원들인데요...현재 면회중이라면 혹시 동료들이 면회를 하기 위해 먼저 왔을지도 모르니 다시 한번 확인해 주세요. 동료들이라면 잠깐이라도 얼굴이나 보고 갈려고 합니다."

 

경찰은 당황한 듯 머뭇거리다가 기다려 보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면회중이 아니라 강력4반에서 추가조사를 할려고 하니...면회는 할 수 없고 그 쪽(강력4반)에 가서 얘기를 해보라고 하더군요. 

 

잠깐 얼굴이라고 보고싶어 강력4반이 있는 다른 건물로 찾아갔습니다. 옆 건물인데 지하에 강력계가 있었습니다.

노크를 하고 문을 연 후 물었습니다.

 

"김진효님을 잠깐 보러 왔습니다. 면회를 왔는데 이쪽에서 추가조사를 한다기에 잠시 보려고요. 멀리서 왔습니다. 수사를 방해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잠시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세요."

 

긴 시간은 안된다며 밖에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건물 밖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담당 형사가 다가오더니 김진효님이 수사를 거부하겠다고 하여 추가조사를 못한다고 하면서 면회를 해 보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안내실로 가서 면회신청을 하였습니다.

"우리는 언론소비자운동하는 단체 회원들입니다. 추가조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면서 면회를 하라고 해서 다시 왔습니다."

"오늘은 2번 면회가 끝났으니... 나머지 한번은 저녁시간이나 됩니다"

 

속으론 화가 많이 났지만...웃음진 얼굴로 참으면서 다시 요청을 했습니다.

"저희 멀리서 왔습니다. 규정에 저녁시간 면회가 한 번 남았다고 하니 당겨서 지금 하고 가겠습니다."

"양식에 맞게 작성하시고요...저쪽으로 가면 면회실이 있으니 거기서 기다려 보세요!"

 

면회실에 들어가보니 다른 분이 면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혹시 면회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은 아닌지...또다시 의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면회를 하는 사람은 면회신청을 하는 것을 못봤거든요...ㅜㅜ

마음속으로 결심도 했습니다. (만약에 오늘 면회가 성사되지 못한다면 다음엔 시위를 하러 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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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 오후 5시가 넘어서 면회가 성사되었습니다...ㅎㅎ

김진효님은 허연 수염을 많이 기르고 있었으며, 단식중이지만 건강해 보였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는 여전했습니다.

 

구속되어 있는 자신보다는 밖에서 이명박과 싸우고 있는 민주시민들과 행언련 동지들이 오히려 '고생이 많을 것'이라며 나 대신 더욱 열심회 싸워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몸이 갇혀 있는 동안 '한미 FTA'에 대해서 공부좀 하고 싶다면서 관련된 책자가 있으면 구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유치장의 난방이 잘 안되어 추운날씨에 고생한 적이 있어 물었더니...몸이 자유롭지 못해서 그렇지...노숙자들보다 편안하고 따뜻하게 있다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경찰이 영창청구 한 별건에 대해서... 당시 혼자가 아니었고 주변에 동지들이 많이 있어 증언해 줄 사람은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알고 있거나 증언을 해 줄 동지들을 찾아 달라고 하였습니다.

 

혹시 다음에 면회를 할려면 '면회가 가능한지' 확인해 보시고 방문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이번주 중에 구치소로 옮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구치소는 하루에 한번씩만 가능하다고 하니 꼭 확인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