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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수영장에서 힘들게 보낸 부부 수화통역사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3. 6. 30.

 

제11회 수원시장배 '전국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가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새천년수영장'에서 열렸습니다.

대한장애인수영연맹이 주관하고 수원시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국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는 340여명의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했으며, 청각장애(DB) 선수는 10여명으로 작년에 비해 약간 줄었습니다. 

 

1차로 청각장애, 지적장애, 지체장애, 시각장애 등 장애유형별로 나누고... 다시 초등, 중등, 고등, 일반부 등 연령대와 남,여로 구분하여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340여명의 선수와 심판, 보호자, 자원봉사자 등 약 600여명이 수영장 안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빈 공간마다 선수와 보호자들의 돗자리가 깔리고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바람에 수영장 안은 하루종일 복잡하고 후덥지근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수화통역사로 참가하였으며, 작년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청각장애인 선수 소집 및 라인 공지 등 타임 레이스 운영을 지원하는 임무를 맡아서 했습니다. 방송장비의 준비부족으로 약간 늦게 진행된 전국장애인수영대회는 약 8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중식시간과 2번의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더위를 식히기도 했습니다.

 

올림픽이나 세계대회에 비해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선수에게 '출발'을 알리는 방법은 아주 부족해 보였습니다.

국제규정상 음성신호 체계와 더불어 '불빛'으로 전달를 했지만 '불빛' 신호체계가 물 밑에 설치되어 있지 않아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서 '불빛'을 보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몸에 터치'를 해주는 방식이 즉석에서 활용되었지만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방법과 시설보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오늘 대회에 참여한 많은 선수중에 가장 돋보였던 선수는 수준높은 실력뿐만 아니라 최적의 신체조건을 갖춘 청각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이었습니다.

 

어려운 역경속에서 갈고 닦은 선수들의 도전과 기량을 보면서 지루함을 달래기도 했지만...

힘들게 보낸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