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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수화통역사는 대필도 해줍니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3. 7. 5.

남부서에서 수화통역 의뢰를 받았습니다.

형사1팀으로 찾아갔더니 농인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화통역사 없이는 어떠한 조사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대화를 하다보니 전혀 듣지 못하고, 한국어를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

 

지난 주말 수원에서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만취 상태에서 낯선 행인과 주먹다짐(?)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조서받는 동안 농인은 깊이 반성하는 모습이었으며, 원만히 합의되길 바라고 있었습니다.

 

천안에 있는 직장에 다니는데... 조사받기 위해 휴가를 내서 손해가 많다며 하소연도 하더군요.

어머님과 형제들이 있지만 성인이 된 이후 모두 연락이 끊어졌다고 합니다.

 

쌍방의 주먹다짐으로 모두 피의자였고, 피해자였습니다.

다행인 것은 상대방도 처벌을 원치않고 원만한 합의를 바라고 있어

조서와 합의서를 모두 작성하고 마쳤습니다.

 

글을 모르는 농인 대신 수화통역사가 대필까지 했습니다.

앞으로는 술은 적당히 마시고, 실수는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