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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수화통역 분야 중에 종교통역은 정말 싫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5. 6. 21.

 

 

농인에게 통역 의뢰를 받았다.

"종교 상담이고 통역비도 있다"며 마다하지 말란다.

 

오후 3시 세마역에서 농인을 만났다.

잠깐 애기를 나누면서 누구를 기다렸다.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청인 동료가 왔다.

청인 동료가 오산의 ㅇㅇㅇ교회를 다니는데 농인에게 귀잖을 정도로 하나님을 믿으라고 설득했던 모양이다.

 

평소에 직장에서 청인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농인은 강하게 거절을 못하는 등 입장이 난처했단다.

논쟁이 아닌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나누었고... 다시는 직장에서 종교 얘기를 하지 않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마무리했다.

 

선도하는 것을 탓하고 싶지 않지만 농인의 약한 부분을 이용하는 것은 비겁한 방법이다.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나로서도 유쾌하지 않았다. 서로의 입장을 얘기할때 이쪽에서 한마디하면 그쪽은 설교를 해서다.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의 병폐는 헤아릴 수가 없다.

오죽하면 "개독교"라고 비난까지 받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내게 종교는 전문분야가 아니지만 수화통역를 하기 전에 내귀로 듣기조차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