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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협회

조희경 부회장님께 드리는 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9. 6. 7.

 

 

<조희경 부회장님께 드리는 글>

 

몇주 전에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처음 인사를 나누었고, 영상통화도 했습니다.

한국어 이해력이 뛰어나고, 국제수어 등 훌륭한 청각장애인통역사 대표이기에 지명을 통해 글로 남깁니다.

 

조희경 부회장님,

이미 한수협이 사단법인 승인이 났음에도 '한국수어통역사협회' 명칭 사용은 일반상식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갈등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갈등의 근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설립과정'입니다.

 

오랜시간 논의와 준비를 거쳐 2017년 2월에 설립한 사단법인 한국수어통역사협회(한수협)와 갑작스럽게 한수협을 견제하기 위해 2017년 11월에 설립한 KASLI 한국수어통역사협회(어용협회)는 과정이 너무 다릅니다.

 

둘째, '구성원'입니다.

 

한수협은 자격을 취득한 <수어통역사>로만 구성되어 있고, 어용협회는 <수어통역사> + <청각장애인통역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한수협은 수어통역사 스스로 설립한 협회이고, 어용협회는 한국농아인협회(한농협)의 편파적인 개입과 지원으로 설립 되었습니다.

 

셋째, '대표성'입니다.

 

한수협은 수어통역사들만 참여하고 있어 당연히 수어통역사가 대표가 됩니다. 하지만 어용협회는 수어통역사와 청각장애인통역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어 정체성의 충돌이 늘 발생합니다.

 

모든 행사 및 활동에 수어통역사 보다 청각장애인통역사가 더 많이 참여하고 있음에도 대표는 청각장애인통역사가 아닙니다.

소수의 수어통역사에게 다수의 청각장애인통역사가 얹혀있는 듯한 우스운 모양새입니다. 청각장애인통역사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구기는 일입니다.

 

따라서 충심으로 제안합니다!

 

한수협도 살고 어용협회도 살수 있는 즉, 수어통역사와 청각장애인통역사가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용협회를 다수가 참여하고 있는 청각장애인통역사 중심으로 협회 명칭을 바꾸는 것입니다.

 

명칭을 바꾸면 갈등이 해결되는 등 장점이 너무 많습니다.

 

첫째, 법인 승인 받기가 수월해집니다.

한수협이 먼저 '한국수어통역사협회' 이름으로 법인 승인이 되었기 때문에 같은 이름으로는 법인 승인이 안됩니다. 명칭 중복을 피할 수 있습니다.

 

둘째, 청각장애인통역사협회는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꼭 필요합니다.

어용협회에 가입한 회원중에는 청각장애인통역사가 많은데 굳이 명칭을 '한국수어통역사협회'로 고집부릴 이유가 없습니다.

 

셋째, 수어통역사의 인권 보다는 청각장애인통역사와 함께 하는 것을 더 중요시 해 온 안석준회장, 고경희부회장, 김수연이사, 김상화 통역사 등 훌륭한 청인 수어통역사들은 사심이 없기에 충분히 이해하고 도와줄 것입니다. 현재 한국농아인협회도 많은 청인이 직원으로 일하며 돕고 있습니다.

 

넷째, 어용협회는 다수를 차지하는 청각장애인통역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훌륭한 청각장애인통역사가 모여 있으니 소수의 수어통역사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주체가 되는 것이 맞습니다.

 

다섯째, 한국농아인협회와 관계는 설립때부터 긴밀히 협조해왔기에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용협회'라는 오명을 벗어 던질 수 있는 기회이며, 한수협과 관계도 좋아질 것입니다.

 

여섯째, 한수협은 수어통역사의 인권과 수어통역의 전문성 향상에 집중하고, 청각장애인통역사협회는 수어교육을 비롯해서 국제교류 및 사업, 농맹인을 위한 촉수어, 청각장애인통역사의 권리와 인권향상에 집중하면 역할이 분담되고 효율성이 높아집니다.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한수협과 청각장애인통역사협회는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긴밀한 협력관계가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열심히 응원하고 도울일이 있으면 적극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