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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비싼 견적비에 잠못이룬 농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22. 2. 10.


지난 금요일(4일) 늦은시간에 페메로 문자가 왔습니다.

다음날 새벽에 깨어나 확인해보니 '억울해서 잠을 못자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페이스북(가명)에서 봤지만 얼굴사진이 없고, 이름, 전화번호도 모르는 일면식도 없는 농인이었습니다.

늦었지만 문자로 할 일이 아닌 것 같아 영상통화로 상담을 했습니다.

핵심은 세차를 하던 중에 운전자(농인)의 부주의로 사고가 났지만 견적비가 2,000만원이 넘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세차기계는 2~3억 하고요.
디와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CASPA라는 모델이라고 합니다)

ㅇ ㅇ 화재 보상팀과 손해사정업체에 전화해서 사고원인을 분석하면서 논쟁을 벌이는 등 농인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특히 부주의로 인한 잘못은 인정하지만... 안내표시판이 다른 주유소에 비해 눈에 띄지 않아 못봤다는 점, 안내직원과 의사소통이 원할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 약간 충돌했을 뿐인데 견적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견적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것으로 최종입장을 농인에게 전달했고, 아쉽지만 농인도 수용했습니다.

약 1주일 동안 몰랐던 농인과 영상, 페메로 소통하면서 얼굴을 익히고, 전번도 교환하고, 카톡으로 소통하는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였지만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며, 수어통역사로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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