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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전망IN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 18.

이 글은 2005년 5월 28일 다미정동지들에게 작성하였다.

 

 

답답하고 멍청한 정규직노동자들에게!

 하루빨리 한여름밤의 개꿈에서 깨어나길 호소한다



이빨이 빠지면 잇몸이 시리고, 우산이 걷히면 비를 맞는다

내가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서는 것은 정규직노동자를 위해서 하는 일이다.  내가 불법파견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하고 정규직노동자들이 저지른 일이기에 그 업보 또한 결자해지의 자세로 정규직 활동가들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다미정동지들 조차 불법파견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겠느냐는 스스로의 의구심과 불신에 빠져 있었다. 오히려 그렇게 나서서 무슨 이득을 보겠느냐며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를 운운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나는 단연코 다시 말한다. 비정규직 투쟁을 돕는 것은 정규직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격언 중이 '이빨이 빠지면 잇몸이 시리다'는 말을 한다. 또 유사한 말로 '우산이 걷히면 비를 맞는다'는 말도 자주 인용한다. 그런데 우리 정규직노동자들은 이 말의 의미를 "비정규직이 빠지면 정규직이 괴롭다"는 말로 착각하고 있다. 그게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거되면 그 다음은 정규직노동자들이 제거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이빨과 잇몸이 공존하며 함께 존재해야 건강항 삶을 살아 갈 수 있듯이 비정규직과 정규직도 공존할 수 있는 전략이 곧 정규직노동자를 위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집행부나 활동가들 조차 비정규직 문제를 올바로 해석하지 못하니 개판이다

나는 두가지의 판단에 따라 불파투쟁을 제대로 성사시키기 위해 뛰어 들었다. 작년 10월경부터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집행부를 추동하고 전직위원장과 현장조직들을 다독거리며 불파투쟁이 승리할 수 있으니 함께가자고 설득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하나는 노동운동의 방향성이 이 사회의 '진실과 정의'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는 양심의 발로이며, 두번째는 '세상을 바꾸자'며 18년동안 투쟁해온 결과중 노동자들의 삶의 질과 올바른 인생을 살아가는데 착각하여 특혜와 특권으로 발전시켜 온 부분에 대해 운동 노선과 사상을 바로잡는 도덕성 재무장의 기회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모두다가 아직까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고 그 이전에 이 투쟁에 대한 자기전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어떤 놈은 자기 현장조직이 연말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주판알을 튕기는가 하면, 어떤 놈은 내년 지자체 선거나 정치적 진출을 위해 불법파견 투쟁을 외면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형식적인 결합을 한다. 집행부는 자신감이 결여 되어 있어 투쟁의 확산을 두려워 하며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를 운운하고, 횔동가들도 회사의 눈치를 보며 조합원 정서를 핑계대며 슬슬 꽁무니를 뺀다. 비정규직 노조조차도 노동자들의 투쟁력을 이용하여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 비정규직 운동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관찰 결과로는 불파투쟁 승리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주변의 인물들이 각자의 속셈을 달리하고 있으니 아직은 섣불리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비정규직이 정규직화 되는 것이 그렇게 부담스러운가?

운동을 하는 사람이 같은 노동자를 착취하여 자기의 기름진 배를 계속 채워 가겠다는 자본가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비정규직의 저임금 착취구조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규직노동자인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비정규직과 불법파견의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이미 운동이 아닌 반동이며 귀족노동자이고 세상에서 제거해야 할 타도의 대상이다.

지금 정규직 활동가들은 자본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아무런 판단과 경계심조차 하지못하고 허물어져 있는 상태로 거침없이 논리를 받아들이며 수용하고 있다. 회사가 말하는 비정규직은 정규직고용안정의 방패막이고 내가 살기 위해 비정규직이 대신 죽어 주기를바라는 살인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아무도 깨닫지 못한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살인마이며 강도같은 인생에서 무엇을 얻을 것이며 무슨 부귀영화를 남을 죽여가며 누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회사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을 살인하도록 뒤에 숨어서 살인교사와 배후조종을 하고 있으며, 정규직들은 영혼조차 빼앗겨 언제든지 살인기계 처럼 칼을 뽑아들고 비정규직을 죽일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내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이고 마음 편하게 사는 방법은 없다. 사회적으로, 도적과 윤리적으로 아무리 변명을 해도 그건 용서 받을 수 없다. 우리의 비정규직 살인행위는 정당방위도 아니며 정상참작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내 배를 채우기 위해 보이는대로 가차없이 남을 죽이고 자기는 편안하게 살아 갈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며 절대 그런 일은 없다. 지금부터 2300~2400여년전 고조선 8조의 법금에도 살인자는 살인으로 응징했다. 정규직의 설 땅은 없다.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은혜를 원수로 갚지 말자

세상이 변했다. 또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발전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250년전 산업혁명의 시대보다 현재 IT혁명의 시대는 몇십배 또는 몇백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따라 사람의 의식도 변화발전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고통받으며 억압과 착취의 고리 맨 마지막에 매달려 있는 비정규직노동자들도 자신들의 문제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깨닫고 있다.

그래도 몇년동안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권리를 포기하고 투쟁에 나서지 않아 정규직들은 자본에 빌붙어 함께 어울려 착취를 하며 즐겼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며, 일하지 않고 남의 피를 빨아 먹는 행위는 오래가지 못하고 망한다. 공짜로 즐긴만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고통이 수반될 것이며, 그 고통은 정규직노동자가 책임지는게 아니라 자본에게 돌려주어야 함에도 우리는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답이 보이지 않는다.

불과 몇년이라도 정규직노동자들에게 마음편하게 해준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이제 반란을 시작하고 있다. 그들의 요구와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기에 정규직노동자들이 막아서거나 제동을 걸 이유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그들이 착취 당하며 살아 준 덕에 몇년이나 편하게 살았으면 고맙게 생각할줄 알아야 하는게 인간의 도리이다. 비정규직 투쟁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며, 생각이 없는 짐승이며 악행을 일삼는 악귀로 전락함을 깨닫자.



비정규직들이 언제까지 정규직의 방패막이로 살아가길 바라지 말자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비정규직도 인간이며, 자신들이 정규직들의 방패막이 신세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로지 정규직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관념속에 갖혀 영원히 억압과 착취를 사슬에 묶여 밑바닥 인생으로 살아주길 바라는 자본가와 동일한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세상을 속이는 것이며 착각이다. 비정규직노동자들도 더이상 속지 않고 정규직노동자들이 18년전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해 온 것 처럼 헌법과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으며 투쟁할 것이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현재 불법파견으로 판정받아 현대차 자본을 향해 정규직화 쟁취투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진행을 하며 정규직노동조합과 정규직노동자들이 걸림돌이 된다면 그들의 투쟁방향은 정규직을 향해 날라 올 것이다.

회사의 교육이나 유인물, 정규직들의 바램처럼 고용안정방패막이가 되어 아무말도 못하고 정리해고되어 쫒겨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젠 그들도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한다. 우리 정규직노동자들이 18년전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한 것 처럼 똑같이 투쟁한다. 거기 투쟁의 대상에는 자본이나 정규직노동자나 걸림돌이 되면 제거 대상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회사는 정규직 보호를 위해 비정규직이 필요하다며 공공연하게 비정규직을 먼저 정리해고 시킨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그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치지 못해 정규직들을 대신하여 짤리다보니 그럴듯하게 보인다. 하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도 자신들의 권리찾기를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호언장담을 한 것 처럼 비정규직노동자 입장에서 잘못된 것을 고쳐서 살아가겠다는 호언장담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노동조합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인지 온 몸으로 깨달은 사람 아닌가?



비정규직 보호 못하면 정규직 50, 비정규직 50이 짤린다

5공장에 생산량을 조정하며 여유인원 비정규직 43명을 정리해고시키는 합의를 하여 온 언론이 현대차노조의 부도덕함을 질타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문제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부도덕한 합의에 비난이 솟구치고 있다.

뭔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80~90% 정규직 활동가들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며 얼버무린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비정규직들이 언제까지 정규직 보호를 위한 희생양으로 살아주길 막연하게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멍청하고 한심한 짓이며, 이불쓰고 만세 부르며 자기 혼자 희죽거리며 웃는 정신병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그건 혼자만의 생각이고 바램이기에 세상 사람들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정규직 대공장노동자들의 추악함을 비웃을 것이다.

한두번은 당할지 모르지만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자구책을 세울 것이다. 비정규직노조는 정규직노조나 대의원들이 합의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5공장 정리해고의 경우 "정규직 21명 정리해고하고, 비정규직 22명 정리해고하자"고 들고나올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너무나 합당하고 정당한 요구이다. 세상에 어느 법과 상식에도 비정규직만 먼저 자르라는 것은 없다. 이제부터 '죽느냐 사느냐'라는 이분법적인 힘의 논리보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여론재판이 우선된다.

국민여론은 대공장 정규직 편이 아니다. 정부와 자본, 언론 모두 등을 돌리고 있는데 비정규직노동자까지 정규직노동자들에게 공세를 취하면 세상에 고개도 한번 제대로 들지 못하고 패배하며 귀족노동자 정규직들을 스스로 정리해고해야 하는 사태가 온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의 50:50 정리해고안을 누가 어떻게, 어떤 논리로 방어할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기 바란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살 수 있는 '공존전략' 최상책이다

그 수에 휘말리면 정규직노동조합은 투쟁도 조직하지 못하고 망한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을 향해 몽둥이들고 구사대로 나서던지 아니면 그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며, 수용하고 나면 정규직노동자들이 등을 돌려 존립기반이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노동부가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 사용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해준 것을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정규직노조가 투쟁의 대의명분을 갖고 투쟁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하늘이 내려준 것이다.

이젠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방패막이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98년도에 검증된 사실임에도 회사의 속임수에 놀아나고 있다. 98년 9월 회사가 정상가동되며 비정규직들은 먼저 복직되어(재계약) 회사에 출근하여 일하는데 정규직 정리해고, 무급휴직자들은 2000년 6월에서야 복직을 완료했다. 아직도 1만여여명의 정규직 희망퇴직자들은 들어오지 못했는데 그 자리에 비정규직 1만여명이 들어와 일하다가 불법파견으로 판정되었다.

이래도 비정규직이 정규직들의 고용안정방패막이인가? 장기근속 정규직 물갈이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니 회사는 떼 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매년 생산대수는 올라가지만 인건비를 하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사 정규직을 채용했다해도 신입사원이기에 장기근속자 임금 한명분이면 신입사원 두명은 채용할 수 있다. 회사는 98년에 무엇을 선택했으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이젠 개꿈을 깨어나 현실을 깨달을 때도 되었다.



실질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8시간근무제 쟁취가 고용안정의 지름길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살 수 있는 길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이다. 이젠 8시간 노동제를 정착시켜 잔업과 특근이 없어진다해도 고용불안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기본급과 통상급을 올려 8시간 노동을 해도 생활임금을 확보하는 임금정책으로 가야 한다. 구호가 아니라 실제 상황으로 가야 한다.

현재 잔업 특근으로 채우는 물량보다 50%가 줄어도 현대자동차는 고용불안이 아니다. 특근만 없어져도 고용불안이라고 위기를 유포하는 활동가나 현장조직들이 잘못이다. 그들은 운동을 하는게 아니라 조합원들을 협박하여 자본의 바램대로 장시간노동으로 노동자를 내몰며 집행권력 장악에만 혈안이 된 반동분자들이다. 우리가 그 짓을해왔으니 주40시간제가 도입되고나서도 조합원들은 장시간노동의 질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더 많은 노동을 통해 임금을 벌어가겠다는 특근중독에 걸려 과로사로 죽도록 만든게 활동가이며 현장조직들이다. 회사의 뜻대로 장시간노동을 위해 물량확보 투쟁을 하고 있으니 이젠 그들은 활동가가 아니라 완전히 어용이며 회사의 앞잡이로 전락한게 현실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실질노동시간 상한제를 하고 초기 특근은 임금으로 지급하지 말고 휴가를 보내야 한다. 그 휴가보낸 일자리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채용하여 자신들의 등록금은 자신들이 벌어서 다니도록 사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재벌 대기업만 존재하는 장학금제도와 진료비 지원제도를 폐지하고 기본임금으로 돌려야 한다.

2007년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지급 중단이 오기전에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민주노총, 민주노동당과 함께 무상교육, 무상의료 투쟁에 나서 전 사회적인 복지시스템을 쟁취하는 방향으로 대공장노동자들을 몰고 가야 한다. 특헤와 특권에 길들여진 정규직 대공장 노동자들을 장학금과 진료비 지원을 해주는 것은 정권과 자본의 분할지배정책에서 기인한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8시간 일하고, 8시간 놀고, 8시간 자자!


-. 8시간 노동만큼은 최상의 숙련을 통해 열심히 땀흘려 일을 하여 최고의 가치를 창출하는 보람있는 인생!

-. 8시간은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대화를 나누고, 개인의 발전을 위해 공부하고 건강을 위해 투자하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나만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시간!

-. 8시간은 내일의 노동과 행복한 하루를 위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말고 마음편하게 푹 자자.


우리 현대자동차 대공장 노동운동 19년은 87년 '일하는 기계'에서 2007년 '돈 버는 기계'로 변한 것 이외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바램으로 본다면 변한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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