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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의미있는 '외출'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1. 23.

1월 23일 (월)

 

중식시간을 이용하여 외출을 했다.

농인들이 일하고 있는 송탄공단 이레전자 회사에서 통역요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농인4명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토요일 근무시간 변경건' '전임 과장 전보발령건' '통근버스 지원건' '건강보험 가족 누락건'등등 농인들의 궁금증은 수화통역사를 통해서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당황한 관리담당 과장님도 오해없이 설명해 주느라고 맛있는 점심시간은 먹은건지 안먹은건지 그냥 지나가 버렸다.

 

 

퇴근시간이 되었다.

오후 6시 30분에 평택협회에서 통역 상담을 위한 약속이 있었다. 

 

평택에 사는 농인이 잘 아는 청인에게 돈을 빌려 주었는데 2년이 지나도록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 농인 주장에 의하면 그때 그돈을 받지 못해 카드 빚을 갚지 못햇고 신용불량자가 되었다고 억울해 한다.

 

농인은 원금과 법정이자, 그리고 정신적 고통과 스트레스 등 적당한 위로금까지 요구하고 있는데 돈을 빌려간 청인은 현재 교도소에 있다고 한다.

 

그 청인의 부모님은 일찍 돌아 가셨고 아내와 이혼한뒤 두 자식은 늙은 노모가 홀로 돌보고 있다고 한다. 가진것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인다.

 

27일 오후 3시 30분, 교도소에 직접 면회를 함께 하자고 약속을 하였지만 뾰족한 수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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