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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전망IN

노동운동, 이대로 좋은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2. 17.
 

노동운동, 이대로 좋은가? 

민주노동당 평택시위원회 노동위원장 남정수


민주성이 죽었는가? 자주성이 죽었는가? 투쟁성이 죽었는가?


지도부 선출을 둘러싼 각 세력간의 치열한 대립과 갈등으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9시간여의 난상 회의끝에 파행을 겪었다. 지난해 대의원대회 폭력사태와 비교해 올해는 폭력은 없었다고 자위는 할 수있을지 모르나 사태의 본질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현재 노동운동의 상태로 볼때 민주노총내 이러한 내부갈등과 드러난 문제들을 과연 자정할 수 있는 시스템과 주체들이 있는지 조차 회의가 들기도 한다.


어떤이는 과연 이번 대의원대회가 “지도부 선거”가 없는 대의원대회였다면 이런일이 벌어졌을까를 반문하며, 지도부장악에 집착하는 운동세력들의 풍토를 비판한다.


작년 대의원대회 폭력사태가 지도부선거가 아닌 이른바 “사회적교섭”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표출이었다면, 이제 민주노총내 갈등과 분열은 지도부선거 자체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각 세력간의 입장과 노선의 차이를 기본적으로 깔고 있다.

그러나 각 세력간의 입장과 노선의 차이가 이같은 “갈등과 분열” “소통부재와 민주주의 실종” “자정불가”의 상황으로 치닫고있는 현 사태의 본질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


혹시, 어떤 이가 이같은 사태를 두고 “올바른 것이 잘못된 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면 동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누가 옳고, 무엇이 옳은지, 어떤 세력의 주장이 정당한지 동지들은 자신있게 답할 수있는가?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가 핵심문제가 아니라 민조노총이라는 노동자의, 국민의 공적 조직이 무너지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조합원없는 민주노총(노동조합), 대중없는 대중운동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여러 훌륭한 활동가집단들의 주의주장만 난무하는 현실이 이 사태의 본질이다.


어디 민주노총만 그런가? 민주노동당은 또 어떤가?

수천명의 조직표가 수만명의 당원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고 있다. 그 다수파에 맞서 또한 조직세와 표결집으로 승부를 보려고하는 상대적 소수파의 노력은 2등으로 끝이 난다. 민중의 희망이고자하는 민주노동당의 지도부는 아직도 다수파가 어떤 세력인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정리되고 있다.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이나 삼성의 광고처럼 2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1등만이 의미있을 뿐이다.

전체 노동자와 국민이 외면하는 민주노총의 지도부란 우물안 제왕일뿐이다.

현장과 조합원대중이 불신하고 외면하는 거창한 노동운동은 “그들만의 노동운동”일뿐이다.


이제 진정으로 노동운동을 하고자하는 활동가들은 모든 권위, 조직세, 주의주장, 기득권에 연연하지 말고 “반성과 혁신”의 기치를 들고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역사는 5%의 뛰어난 자들이 움직인다”는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가 틀렸음을 몸으로 입증해야 한다. 95%의 무지몽매한 민중들이, 대중들이 이 역사의 진정한 주체임을 확신해야 한다.


  1. 대공장노동운동에 거는 기대, 미련인가? 희망인가?

정규직/대공장노동운동이 변혁적인 노동운동의 주역이 될 것인가? 역사의 뒷무대로 퇴장하는 운동이 될것인가?에 대한 어떤 법칙도, 정해진 답도 없다. 오직 현실이 말해줄 뿐이다.


이렇게 어려운때에 침체되고 무너져가는 대공장노동운동을 바로 세우자는 것은 무슨 거창한 이념이나 주장이 아니라 현실의 요구이고, 절박한 과제에 다름아니다.


대공장노동운동이 자승자박(自繩自縛)이 아니라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노동운동의 중핵으로 서고자한다면 이 나라 노동운동은 분명히 희망을 볼 수있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생각과 계급적 관점을 가졌다하더라도 우리 현장을 노동운동의 근거지로 만들겠다는 실천적 입장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 역으로 자기 현장활동에 집중한다면서 전체 노동운동과 결합하지 않고 전망을 가지지 않는 것은 퇴행할 뿐이다. 


2. 기본은 “활동가의 자세”다.

80년대 학생운동에 한동안 활동가의 “품성”바람이 불었다. 대략 활동가들은 노동자.민중들속에서 “솔직,소박,겸손,성실,용감”한 품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경한 이론논쟁을 주로하고있던 당시 학생운동안에서 이같은 품성을 강조하는 주장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지고 많은 활동가들에게 감화를 주었다.


그러나 이런 품성론에 대해 “품성이 밥 먹여주냐?”면서 강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품성보다 과학적인 운동이론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따지고 보면 위에 나열한 품성 5가지는 노동자들이 생활속에서 일반적으로 가지는 품성들이다. 그런점에서 위 품성론은 학생운동가들이 노동자의 품성을 따라배우기운동이었던 측면이 강하다.

이제 우리는 노동자의 품성이 얼마나 우리 활동가들에게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조합원들에 불신받는 활동가, 조합원에게 냉대받는 현장조직, 조합원에게서 멀어진 노동조합을 돌아보면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정신과 태도중 무엇이 결여되어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전태일열사로부터, 박창수열사로부터, 배달호 열사로부터, 아니 모든 선배열사로부터 그들이 주장했던 내용보다도 더 그들의 삶의 정신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3. 대공장운동내 잘못된 것과 싸우자!


1)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는 “선거중심의 활동이고 조직”임은 분명하다.

최근 10여년간 대공장운동, 연맹, 총연맹 가릴 것 없이 선거중심의 조직과 활동, 선거시기의 분열과 이합집산, 대립과 갈등은 다 알면서도 가장 변하지 않는 퇴행적 모습이다.


당선을 유일한 목표로, 상층부를 잡기만하면 뭐가 될 것같은 막연한 환상을 버리면 된다.

선거 참여나, 불참이냐는 논쟁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자하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면 그만이다. 그로부터 파생되는 권력(자리)배분같은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으면 된다.  어차피 선거연합을 할라치면 애초에 활동목표를 통일시켜 하나의 활동조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받으면 된다. 2등도, 3등도 다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자기평가를 하면된다. 운동을 순리대로 하자는 것이다.


2) 정파세력간 대결과 대립은 최근 운동의 핵심문제로 되고 있다.

당과 민주노총 선거를 둘러싸고 진보운동진영이 보수언론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당하고 있다. 조합원도 모르는 NL이니 PD니 하는 구분을 자세히도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약간의 왜곡이 있지만 보수수구언론들이 떠드는 이야기가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데 있다.

활동가를 만나면 똑같은 현실을 두고 이렇게 180도 다르게 바라보고, 평가하고 해석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대부분의 활동가들은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 아니면 자신이 경향적으로 친하다고 믿는 집단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조하고 있다. 과연 이것은 진실일까? 아니면 주장에 불과할까?


선거에서 이기면 조합원으로부터 평가받은 것이라 주장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앞에 할말을 잃는다.


운동판의 문제를 정파간대결에서 찾으려하면 모든 문제를 정파문제로 바라보는게 아니냐고 비판한다. 사실 정파문제가 타정파의 흠과 허물을 공격하면서 자기 정파문제는 오히려 덮어두기위한 방책으로도 나타나기 때문에 그런 지적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비껴가면서 현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진영의 문제에 접근할 수없다.


나쁜놈 아니면 우리편이 되는 극단적 이분법앞에, 그들사이에 어떤 “소통의 다리”도 놓이지 않는 현실앞에, 계획도 방침도, 평가도 자기들끼리만 하는 운동현실에서 과연 정파세력이라는 높은 벽을 어떻게 허물수 있을까?


누가 어떤 주장을 하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그 사람이 어떤 경향, 어떤 쪽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게 보는 현실 아닌가? 정파는 “운동권 동창회”라는 지적을 그저 일회성 가십기사로만 넘길것인가? 정파는 불가피하고 좋은데 정파운동이 잘못되었다는 주장도 일면 그럴듯하다.

조합주의가 자기현장을 책임지는 것(자기 현장도 못챙기면서 맨날 밖으로 싸돌아 다니느냐?)으로 둔갑되는 주장도 하는데, 조합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아무리 자기현장 책임지는 활동을 해도 그것은 조합주의일뿐이다.


마찬가지로 정파운동의 폐해인 분열과 갈등을 극복할 방도를 찾지않고서 아무리 정파의 의미와 불가피함을 이야기해도 그것은 운동에 득이 되지 않는다.


정파에 줄대기 또는 줄서기 하지 않으면 된다.

모든 선거에서 쪽수싸움으로 해결하려는 잘못된 버릇을 고치면 된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거기에서부터 출발해서 해결방도를 찾아야지 자신의 주관적 의지만 앞세워 우리가 하면 잘한다는 생각으로 조합원과 대중을 바보로 만드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사상은 “단결의 사상”임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면 된다.


3) 관행화. 고착화되고 있는 조합주의와 싸워야 한다.

아직도 노동운동과 조합활동을 구분하는데 동의하는가?

회사안에서 해결가능한 문제를 가지고 활동가들이 생색을 내지 않고, 기업차원에서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어거지 합의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농민이 WTO와 맞서 싸우는 것처럼 노동자도 노동조합도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서 싸울 태세를 갖춰야 한다.


고용안정도, 사회양극화도, 비정규직문제도 심지어 앞으로 임금과 복지조차도 조합주의로는 해결되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조합주의는 한마디로 “우리끼리 잘 살아보자”는 주장이고 행동방식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가장 잘 들어맞는 정신이다.

 

4) 특혜와 특권을 버리자!

 

5) 연대와 민중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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