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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전망IN

선진노동자의 사명(1)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9. 30.

 

- 활동하자! 공부하자! 글을 쓰자!
문국진 mgj316@freechal.com
1. 들어가며

투쟁과 노동운동에 발을 디디기 시작한 이후 활동이 점점 더 깊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어느 시기에 가면 딜레마에 부딪치거나 한계에 마주치게 된다. 이 사회와 운동의 이념에 대해 알아야 될 것들이 많이 생긴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될 사상적 장벽에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기층 대중에서 선진 활동가로 올라서게 되면 더욱 공부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지만, 어려운 글들을 접해 난관에 빠지게 되기도 한다. 더욱이 조직을 어떻게 하며, 정책적 입장을 어떻게 수립을 해가며, 대중적 사업이나 일상 활동을 어떻게 조직화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된다.
 
말하자면 ‘활동’ 작풍 및 활동 방법론이 새로이 문제가 되며, 어떻게 ‘학습’을 할 것인가가 문제로 되며, ‘글 쓰는 실천’이 활동과제로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럼 먼저 이 세 가지 과제 중에서 이번은 ‘활동’에 대해 살펴보자.


2. 활동

‘활동(活動)’이란 한자어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끊임없이 움직여갈 때 생명체로서 발전과 변화를 기할 수 있게 된다. 정지는 곧 죽음이다. 주어진 상황이 늘 변화하기 때문에 생명체 존재는 거기에 발맞추어 자신을 갱신하고 변혁하고 상황과 조건을 변화시켜가는 실천 활동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발전은 살아 움직이는 실천 활동 없이는 기할 수 없다. 이론은 실천에서 구체화되고 완성되는 것이다. 혁명적 실천은 오히려 혁명적 이론의 발전에 자극을 주고 그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그러나 레닌의 말대로 “혁명적 사상무장은 혁명투쟁의 발전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활동적 실천에서 ‘토론’은 필수적이다.

[토론] 모임에서의 토론, 회의석상에서의 토론은 사회적 관계의 존재인 인간 개인이 자기 발전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된다. 상호 소통을 통해 인식을 혁신하고 자기실현하며 활동을 집단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형식적인 발언이나 체면 차리기 식의 발언, 내용이 빠진 절차만을 확인하는 식의 ‘형식주의’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오류이다.

집단 차원에서의 토론에만 주력하고 1 대 1 토론을 중시하지 않는 것도 오류이다. 깊이 있는 논의는 대개 여럿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야 하는 집단 토론보다는 우선 개별적 만남에서 더 심도 깊게 이루어진다.

노동운동가들은 실무적인 만남이나 실무적인 논의에만 열중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오히려 당면 활동의 의미와 의의, 전체 운동발전 선상에서의 역사-사회적 의의에 대해서 심층 공유하고 이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

1 대 1 토론과 소통은 서로에게 더욱 유용하고 더욱 의미 깊은 상호발전을 가져온다. 이로써 ‘사회적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된다.

[상호 강화] 우리의 활동은 상호 강화를 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사회변혁활동은 단지 자신의 개인적인 동기나 이기적인 자기만의 활동목표 달성에만 한정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활동과정에서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더욱 강화시켜주는 관계 자체의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

노동운동과 사회주의운동의 만남도 그러하다. 사회주의운동 진영은 노동운동에 사상적 기반과 사상무장, 운동의 의미와 방향을 제공해주어야 하지만, 노동운동으로부터 구체성과 실천성, 현실성을 제공받아야만 한다. 반대로 노동운동은 사회주의운동으로 더욱 접근해야 하고, 한 단계 더 높은 결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결합은 교육이나 학습 등의 추상적인 수준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보다 구체적인 활동목표와 연관되어 실천적으로 추구되어야 할 것이다.

[조직화] 조직화와 그 현실적 운용의 문제는 아마도 일상 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조직 활동에 대해서 간단히 집어보기로 한다.

조직 활동의 목표이자 방법은 집단적 활동과 개별적 활동 간의 조화라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 조직화는 부단한 설득과 내용의 공유, 반복적 설득과 대의(大義)에 대한 설명 노력으로 성취될 수 있다.

그런데 조직화 이후 조직화된 성원들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후의 조직관리 역시 조직 활동의 주요 과제이다. ‘조직관리’ 또한 집단적인 조직 틀에의 배치뿐 아니라, 지속적인 개인적 체크가 필요하다. 단지 집단적 모임에 배치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개인적 고충, 어려움, 다른 이견(異見)과 문제점들을 조직운동 주체는 항상 개별적으로 체크해야 하며, 이를 전체 집단적 차원 속에서 반영해야 한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 속에서 전체 조직이 유연하게 성장해가고, 집단과 개인의 유기적 발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