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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비디오 제작사업에 동참하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1. 8.

2007.1.8 (월)

 

이번주부터 공식적인 고용관리가 중단되었다.

그동안 매주 1회 이상 중식시간을 이용하거나 월례조회와 회식, 간담회 자리에 참석하여 수화통역 서비스를 제공하여 왔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송탄공단으로 회사가 이전하면서 무리한 투자 등 경영악화로 급여가 미지급되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구조조정으로 8명의 청각장애인들이 모두 사직서를 냈다.

 

일반인들도 5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듯이 견디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각장애인들이 남아 있기는 어려워 보여었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이 회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설득력도 약했다.

 

남은 것은 퇴직금과 미지급된 급여를 언제쯤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일 뿐이다.

 

 

어제(1/7)는 광명지부에서 비디오 제작사업에 동참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겪는 각종 질환을 점검하고 질환이나 병명에 따른 의학적인 소견이나 지식을 비디오에 담아 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화통역을 삽입하여 청각장애인용 비디오를 제작하는 사업이었다.

 

12시가 되기전에 도착하여 촬영준비를 하였고 오후 2시가 되면서 수화통역 촬영이 시작되었다. 수화통역사는 모두 3명이 참가하였고 경력이 가장 많았던 내가 2시간 분량의 촬영을 소화해 냈다.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어디가 갑자기 아퍼도 병원이나 의원에 가기가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은 지금도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전문의료 자가진단 서비스 차원에서 준비되어 왔었던 것이다.

 

이렇게 수화로 촬영된 비디오테이프는 약 5,000개를 제작하여 경기도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수화를 사용하는 모든 청각장애인들에게 배포될 계획이다. 그리고 전국의 농아인협회와 지부에 교육용 자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전문 의료분야의 공식화된 수화단어는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의료지식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전국으로 배포되는 자료인 만큼 수화통역사들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