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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방송출연'보다 더 큰 보람을 꿈꾸며...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1. 4.

2007.1.4(목)

 

요즘 방송출연이 지속되면서 생활의 리듬이 바뀌고 있다.

지난달 12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KBS 방송국으로 출근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그 방향으로 나가라'는 등 주위 반응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직장이 바뀐것이 아니기에 더욱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가족들도 자연스럽게 알게되었고 친구들이나 동료들, 그리고 지인들도 점점 알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KBS 2 '사랑의가족'이라는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은 매주 월~목요일까지 방송된다. 그래서 매주 금요일마다 일주일 방영분을 녹화하는 것인데 회사를 다니면서 매주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곤란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사랑의가족' 수화통역을 맡았던 분(정택진:수화통역사)이 개인사정(두부절개수술)으로 출연이 당분간 어려워졌다. 친분이 있었던 사이였고 1~2주 정도면 치료가 될 줄 알았는데 입원후에 정밀검사 과정에서 큰 수술이 불가피한 방향으로 바뀐것이다.

 

따라서 도중에 포기하기가 곤란하여 1월말(예상)까지 연장하여 출연하고 있는 것이다. 출연료는 매회마다 세금을 제외하고 약 6만원정도 지급되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기 위해 수화통역'하러 다닌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출연료는 모두 수술비에 보태기로 하였다.

 

방송에 출연하여 수화통역을 하고 있는 요즘 어느때보다 보람있다.

하지만 더 큰 보람과 희망을 꿈꾸는 일이 있다. 그것은 노동운동 '혁신'이다. 힘있는 집단일수록 사회적 책임이 큰 법이다.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노동조합을 통해서 만들고 싶은 것이다.

 

쌍용차노조가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후문에 있는 이젠텍 노동자 등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면서 함께 하지 못한다면 노동조합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지역이나 사회로부터 비난을 면치못할 조직적 이기주의 집단일 뿐이기 때문이다.

 

산별전환이 이루어진 지금 내가 꿈꾸는 새로운 세상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혼자 꾸면 힘들고 멀기만하고 상상으로 끝날 수 있겠지만 여럿이 꾸거나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굳게 믿는다. 

 

정해년 새해부터 함께 꿈꿔보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강원래,윤지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사랑의가족' 은 월~목요일 오후 4:00~4:30시까지 하루에 30분씩 방영되고 있다. 물론 '사랑의가족' 홈페이지(인터넷)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사랑의 가족'은 현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겪게되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는 공중파 유일의 장애인 전문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장애인을 동정하고 미화하는 시각이 아닌,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장애인들이 겪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전달하고 아울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사회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그리고자 편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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