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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위험한 거래(?)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1. 16.

지난 5일 임시대대에서 정일권 위원장은 산별전환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한다. 표결까지 간 끝에 50 : 23 으로 집행부에 위임하자는 대의원들의 의견이 많았다.

 

임시대대에서 밝힌 주요내용은 금속노조 (본조) 위원장 선거에서 쌍용차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고 후보단일화에 있어서 쌍용차도 부위원장을 출마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쌍용차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지만 여기에 현장의 목소리는 없었다. 그 흔한 조합원 간담회나 공청회도 갖지 않았다. 설득(작업)하기 쉬운 대의원대대를 한 것 뿐이다.

 

그러나 임시대대 표결의 있어서 짚어볼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19대 대의원들은 지난 8대 집행부의 불신임 정국에서도 비리집행부의 손을 들어준 적이 있다. 조합원들의 정서나 간부들의 추락한 도덕성과 사회정의는 관심밖이었다.

 

9대 집행부 역시 비리집행부의 손을 들어준 대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한 산별전환 문제를 갖고 위험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형식적 절차와 민주주의를 흉내내고 있을뿐 내용적으로는 어설프기 짝이없다.

 

정일권 위원장이 오판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하자면 이렇다.

 

첫째는 '후보단일화'가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후보단일화는 현재 '전진'과 '전노회'가 나서서 추진하고 있지만  출마할 의지가 있는 조직은 이 두조직 외에도 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일권 위원장은 명확한 노선(정파)이나 이념도 없이 본조 선거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인데 정말 웃기는 일이다. 쌍차 위원장 선거때 써먹은 낡은 방식을 금속노조 선거때에도 활용해 보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주체성이 없다는 점이다.

산별노조의 여러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기업별(현 쌍차노조)노조의 한계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설령 금속노조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참여속에 가능한 것이다.

 

참여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불난 집 불구경'하듯 뒷짐지고 거래나 하려는 정일권위원장의 본심이 진정 노동자의 자세인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5,000여 조합원의 선거권(표)를 갖고 장난질 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현장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9대 집행부는 입만 열면 '산별은 현장이 중심이다'라고 선전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산별완성대대에서 보여준 정일권위원장의 모습은 현장배제였다. 동종사 사업장은 모두 대의원을 선출했으나 쌍용차는 대의원들의 참여를 아예 봉쇄했다.

 

또한 현대차는 조합비 납부를 이미 결정했다고 한다. 쌍용차는 조합비 납부를 미루고 있다. 금속노조(본조) 위원장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데 조합원들의 피선거권과 선거권까지 박탈하려고 하고 있다. 위원장은 오직 자기(정일권)뿐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넷째는 어설픈 추진력이 독선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관련한 사항이 지난 임시대대에서 집행부에 위임되었지만 집행부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진지하게 토론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위원장의 독선이 앞서기 때문이다. 간부들이 제각각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금속노조 규약과 규정을 원칙으로 해서 논의한다면 조합비 납부 등 결정을 뒤로 미룰일이 아니다. 지난해 금속대의원을 선출하지 않고 위원장 혼자 대대에 참석했을때와 대대가 속개되는날 중국 출장으로 아예 불참한 일들을 보면 금속노조에 대한 독선적이거나 배타적인 사고를 깔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