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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 끝전

1차 노,사 협의를 마치고.....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3. 12.

<1차 협의를 마치고...>

 

사측은 불신을 자초하지 마라!

 

'1000원 + 끝전모으기' 운동에 동참한 서명용지를 가지고 일괄공제를 위한 1차 협의를 했습니다.

결과는 그리 쉽게 결정나지 않았습니다. 회사측(상하이)의 입장이라고 봐야될지는 모르겠으나 변명도 여러가지였습니다. 실무자들의 선에서 협의가 잘 안되면 큰 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측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첫째는 프로그램을 다시 깔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기에 새로 전산을 깔고 새로운 작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인사팀 직원들의 노고가 필요한 부분임에는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노사가 합의하거나 협의된 부분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업무가 늘어나기 때문에 기피하거나 근본적인 취지와 목적을 부정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둘째는 23일 급여가 지급되는 특별한 달에는 정산작업하는 시일이 촉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정부문 이해할 수 있는 얘기입니다. 그렇지만 시일이 그렇게 촉박하다면 인력을 보충하면 됩니다. 인사팀의 인원이 부족하면 노무팀의 인원이 한시적으로 지원하면 되지 않습니까!

 

노사업무에 인력과 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새마을금고에서는 별도의 수수료를 받기도 합니다. 그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 차원에서 시작한 노사협의입니다. 현재 조합비 일괄공제하는데 '돈이 들어간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등 변명은 하지 않습니다. 처음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시작할때는 똑 같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셋째는 '불우이웃기금'이라는 용어는 사용해도 무방하나 '투쟁기금'이라는 용어는 곤란하다고 합니다.

 

이것은 노동조합을 전면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노동조합을 길들이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어용화'시키겠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장기투쟁사업장의 노동자들도 어려운 이웃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오히려 직장에 온전히 다닐 수 있는 처지에서 부당하게 해고되어 급여가 중단되고 학비지원도 못하고 가정의 생계비로 보존받지 못하여 가정이 파탄나는 예가 더욱 많습니다.

 

회사는 노동자들이 기부 또는 지원하는 것을 가지고 사용처에 따라서 '투쟁기금이다', '불우이웃기금이다' 등등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임의대로 재단해서 보려는 행위를 일체 중단하여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땀흘려 일한 댓가로 번 자기 돈을 사용하고 싶은 곳에 의미있게 사용하는 것을 갖고 참견하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조합원들의 자주적인 활동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라도 남의 돈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회사가 너무 앞서 나간다는 느낌입니다.

 

 

넷째는 '끝전'을 '500원'으로 통일시키면 좋겠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일처리가 쉬워지기 때문에 당연한 논리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홍보하고 서명받는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회사는 이부분을 노리고 있겠지만 설령 다시 시작한다면 노동조합의 결의기구인 대의원대회를 통해 다시 시작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불신과 엄청난 저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구차한 다른 변명 없이 순수히 회사도 돕겠다는 취지에서 기금액수를 통일시켜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왔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다섯째는 공상(휴직)자들의 금여가 감소되기에 불만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서명에 동참한 조합원들이 약 1,500원 아까워서 쩔쩔매는 줄 알고 있다면 착각일뿐이고 참견하지 말라고 충고를 하고 싶습니다. 정의롭고 보람있는 기금으로 투명하게 사용되는 만큼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세금과 채무비용, 조합비, 우리사주조합비 등등 모든 공제는 쉽게 해주면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나선 의미있는 '연대와 나눔'사업에 대해선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끝전(우수리)' 모으는 사업은 타 사업장에서도 실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사업장과 다른것이 있다면 회사의 규모입니다.

 

규모가 크면 인사팀의 전산인력도 늘어나고 작으면 인원이 즐어드는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애초에 잔업,철야까지 하면서도 못하는 업무라면 당연히 인원을 보충하면 되는 것입니다.

 

'투쟁기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든 '연대기금' 또는 '나눔기금'으로 사용하든 회사는 회사가 편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면 되는 것이죠! 특별히 불편한 용어로 규정할 필요가 없는 사항입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생트집 잡기' 위한 명분치고는 한심할 정도로 부실할 따름입니다.

 

다음 협의는 14일(수) 오전에 다시 시작한다고 합니다. 두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습니다.

1차 협의에서 회사 대표로 노무팀장, 인사팀장, 노사협력팀 홍ㅇㅇ차장과 노동조합 노대실장, 노대부장이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분명한 것은 회사측이 협조하지 않으면 단사 내부의 비판만이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사회적인 압박이 뒤따를 것입니다. 회사측은 스스로 불신을 자초하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하시길 바랍니다.

 

 

2007.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