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어통역사의 길

튜터강의 있는 날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6. 14.

2007.6.14(목)

 

어제부터 오늘까지 방통대 튜터강의가 있는 날이다.

오후 늦게 조퇴를 하고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더 급한 일이 생겼다.

 

그래서 12시 30분에 조퇴를 했다. 통역의뢰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원법원 앞에서 오후 2시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농인 여성인데 살고 있는 집이 많은 부채로 고민이 많아 변호사와 상담을 하고 싶다는 요구가 있었다.

 

지역마다 수화통역센터 있고 3~4명씩 수화통역사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자신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농인들이 수화통역센터를 이용하질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여성 농인도 그러한 경우이다.

 

등기부 등본을 확인하고 가압류 상태 등 기초자료를 통해서 집안 사정을 자세히 확인해보고 평소에 알고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했다. 상담을 맡은 담당자는 시간이 걸리는 등 불편이 있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친절하게 맞아 주었으며 현재 조건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면서 상담을 마쳤다.

 

최종적인 결정은 농인이 해야 한다.

재판을 진행하던지, 경매를 부치던지 등등.................

 

중요한 것은 채권자든 채무자든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문제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며, 농인들의 기본적인 주거권에서도 의사소통의 장애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강의를 듣기 위해 방통대 지역학습관에 갔다.

저녁 늦게 튜터강의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데 농인여성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수고했어요 행복한 저녁되세요!^^"

 

모든 피로는 한숨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