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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두얼굴

삼성 근무 => 비자금 양심고백까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10. 30.

김용철 변호사 “내가 구속되면 끝이 나겠지”

 

[한겨레21 인터뷰] 삼성 근무서 비자금 양심고백까지


“나쁜 말 하면 불행” 협박-“로펌 차려주마” 회유
삼성 해악 한계…이후도 여러 얘기 할수 있을 것

한겨레21
» 김용철 변호사

김용철(49) 변호사는 “구속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긴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삼성과의 인연으로 겪어야 했던 고생을 털어낸다는 홀가분함도 보였다. 그는 지난 5월부터 경기도 양평에서 칩거하는 중이다.

 

▶일하던 법무법인서 “삼성과 관계 정상화 않으면 근무 못해”

 

일이 시작된 것은 지난 5월이었다. 그는 2004년 9월 입사한 법무법인 서정에서 사직을 권고받았다. 김 변호사는 “처음에는 두 달 동안 휴직을 권고받았는데 휴직 기간이 끝나도 복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유는 짐작한 대로였다. 서정 쪽은 “삼성 이학수 부회장을 만나서, 삼성과의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으면 근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재벌기업이 로펌의 인사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가, 하고 반발심이 들었지만 참았다고 했다. 그러나 회사는 끝내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민 끝에 결심을 굳혔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 때 삼성쪽 방패로 나서

 

삼성은 왜 그의 양심고백에 조바심을 낼까. 김 변호사는 1997년 8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삼성그룹의 중추인 구조조정본부에서 일했다. 마지막 퇴사할 때의 직함은 법무팀장이었다. 그 자리에 있으면서, 안대희 당시 대검 중수부장이 이끈 2003년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때 삼성 쪽을 변호했다. 또 지금도 진행 중인 ‘삼성에버랜드 사건’ 관련 소송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나름대로 떠난 회사에 대한 신의를 지키려 했지만, 삼성 쪽의 감시와 협박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양심 잃어버려 자식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아

 

김 변호사는 왜 삼성의 ‘비자금’을 폭로하게 됐을까. 그는 “한국 사회에서 삼성이란 조직이 갖는 해악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내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삼성에 있는 동안 양심을 잃어버려 이제는 자식들이 나를 존경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는 또 “최악의 경우 처벌을 받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약력

▶구조본 고위임원에게 책임 떠넘기고 꼬리자르기 할 것

 

김 변호사가 밝힌 폭로의 핵심은 삼성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삼성 쪽에서는 “재무팀 고위 임원이 개인적으로 차명 거래한 것”이라고 해명하던데….

 

=계좌의 거래 내역이 있기 때문에 삼성에서도 완전히 잡아떼지는 못할 것이다. 내 추측이지만, 구조본 재무팀 고위 임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를 할 것이다. 그게 누구 돈인지, 어떤 자금인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

 

▶위조 사문서 행사, 금융실명제 위반, 조세포탈 등 혐의

 

왜 그런 계좌가 생겼나.

 

=나도 모른다. 아무튼 내가 만든 것이 아니고, 내 동의도 받지 않았다. 입사 후 비서가 주민등록증 사본을 요구해 준 기억이 난다. 그것을 이용해 만들지 않았겠나. 삼성에서 법률적 책임을 피하려면 내가 ‘이름을 써도 좋다는 포괄적 동의를 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형사적인 문제가 따른다. 위조 사문서 행사,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다른 소득을 감추려 했다면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추가된다. 나는 변호사고 법률가다. 아내에게도 인감을 안 맡기는 사람이다. 내가 전무로 그만뒀으니 나보다 높은 사람이 일을 벌였다고 봐야 한다. 그러면 구조본에서 몇 사람 안 남는다.

 

▶차명계좌 명의인이 전직 임원일 땐 휴대전화 등 선물 가지고 가서 대납 부탁

 

그런 계좌가 있다는 것은 언제 알았나.

 

=회사에 있을 때부터 알았다. 얼핏 들은 것 같다. 이자의 종합소득세는 이자소득의 연간 합계가 4천만원을 넘을 때 낸다. 회사에 있을 때는 자기들이 신고하고 대신 납부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차명계좌 명의인이 전직 임원인 경우엔 매년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관재파트 직원들이 휴대전화 등의 선물을 가지고 가서, 세금을 내달라고 부탁하고 다닌다. 나에게도 올해 5월 휴대전화 두 개를 가지고 왔다. 내년 1년만 더 수고해달라고 했다.

 

▶아내가 “이렇게 큰 재산을 나 몰래 감춰뒀냐”고 따져 해명하느라 혼나

 

계좌 존재 여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때는.

 

» 김용철 변호사는 긴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삼성과의 인연으로 겪어야 했던 고생을 털어낸다는 홀가분함도 보였다.사진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퇴사한 뒤인 2004년 말이다. 우연히 집에 굿모닝신한증권 도곡지점에서 내역서가 날아왔다. 처음 날아온 것인데, 통보 사유에 ‘감사’(監査)라고 돼 있더라. 내역서를 고객에게 꼬박꼬박 통보해야 하는데 안 해서 지적을 받아 보낸 것 같았다. 삼성전자 주식이 7천여 주, 그때 가치로 26억원어치 들어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 큰 재산을 나 몰래 감춰뒀냐”고 따져서 해명하느라 혼났다. 내 돈이 아니라고 했다.

 

김 변호사 명의로 어떤 계좌들이 있나.

 

=정확히는 모른다.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 게 제일 큰 것 같다. 본인이 조회해도 안 나온다. 계좌번호도 안 나오고, 거래 내역도 안 나온다. 은행에서 ‘시크릿 뱅킹’이라는 게 있다고 한다. 계좌를 만든 은행의 지점 담당자에게 가야 알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삼성센터지점(삼성 본관 2층)을 어떻게 가나. 간다고 해도 계좌번호도 모르고 담당자도 모르는데 방법이 없다. 내가 법률가다. 우연히 남의 돈이 내 명의 통장에 들어왔다고 해도 챙기면 횡령죄다.

 

▶저쪽에서 시나리오 짜뒀을 것…아무래도 큰 싸움 될 것

 

삼성은 김 변호사와 다른 개인의 문제로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 간의 문제였으면 그 개인이 연락을 하지, 왜 재무팀 직원이 오나.

 

그 돈이 비자금이라는 확신이 있나.

 

=(잠시 생각하다) 저쪽에서는 한 개인의 잘못으로 시나리오를 짜뒀을 거니까, 소송이 들어올 수도 있겠지. 그럼 아무래도 큰 싸움이 될 것이다. 이 마당에 내가 뭐라고 하겠나. 재무팀 관재파트에 가면 막도장이 많다. 현직은 막 쓸 거고, 전직도 쓰는데.

 

비자금과 관련해 다른 사례들도 있나.

 

=많은 사례가 있다. 더 자세히는 나중에 말하자.

 

▶임원 퇴직하면 5~7년 관리 프로그램 따라 챙겨줘

 

고백 시점을 놓고 논란이 있다. 삼성 쪽에서는 3년 동안 자문료를 다 챙겨받은 뒤 일을 벌였다고 한다.

 

» 김용철 변호사
=자문료 얘기는 그렇다. 삼성 임원은 퇴직하면, 퇴직 후 관리 프로그램이라고 5~7년(삼성 쪽에선 2~3년이라고 함) 동안 챙겨주는 게 있다. 주는 방식이 두 개다. 하나는 비상근 고문으로 갑근세를 떼고 직접 주는 것, 두 번째는 내가 근무하는 로펌에 자문료 형식으로 주는 것이다. 나는 로펌으로 받았다. 삼성물산, 삼성코닝 등 4개 계열사가 부가가치세를 합쳐 매달 550만원씩 내가 다니던 로펌에 지급했다. 회사가 네 개니까 받는 돈이 매달 2천만원이다.

 

그 돈은 김 변호사 통장으로 바로 입금되나.

 

=아니다. 법인에서 그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았다. 법인은 수백 군데 회사에 자문을 해 자문료를 받고, 의전상으로 받는 것도 있다. 그런데 삼성 입장에서는 나한테 줬다고 할 수 있겠지.

 

▶구조본 고위 임원이 “삼성을 떠나서 나쁜 말 하면 불행해진다”고 협박

 

그럼 왜, 이 시점인가.

 

=진짜 고민 많이 했다. 괴로웠다. 회사(법무법인 서정) 쪽에서 ‘내가 있으면 기업 일을 못한다’고, ‘내가 있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다. 처음에는 5월부터 두 달 쉬고 출근할 줄 알았다. 나는 옛 동료로서 의리를 지키며 조신하게 살려고 했다. 퇴사한 뒤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인사팀 고위 임원)이 굳이 만나자고 하더니, ‘삼성을 떠나서 나쁜 말 하면 불행해진다’고 하더라. 협박이다. 집에 와 생각해보니 조직을 떠나면 개인이 이렇게 되나 싶어 서글펐다. <한겨레> 기획위원이 된 것은 이 무렵이다. 나는 그동안 <한겨레>에 쓴 칼럼 등에서 삼성 얘기는 한 번도 쓴 적이 없다.

 

▶삼성화재 부사장 제의 거절…내가 나간 것 자체를 배신이라 볼 것

 

(삼성은) 왜 그렇게 집요했을까.

 

=그 사람들은 아마 나 같은 경우를 처음 봤을 것이다. 삼성에서는 구조본 팀장으로 퇴사를 한 전례가 없다. 승급 제의를 하고, 회사를 고르라고 한다. 내 경우도 삼성화재 부사장 제의가 왔는데 거절했다. 그 사람들은 내가 나간 것 자체를 배신이라고 봤을 수도 있다.

 

▶더 이상 죽겠더라, 대선자금 수사 때 검찰과 약속 삼성이 안 지켜 내가 사기꾼 됐다

 

삼성을 떠난 이유는 뭐였나.

 

» 김용철 변호사
=더 이상은 죽겠더라. 몸이 힘든 것은 상관없다. 2003년 말 불법 대선자금 수사할 때 대검 중수부를 접촉하게 했다. 내가 후배와 선배들에게 ‘우리 수사에 협조할 테니 첫 번째로만 맞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나름 약속을 지켜서 우리는 좀 늦게 했다. 그런데 그렇게 시간을 벌자 (대선자금 책임자 격인) ○○○, ○○○이 사람들이 다 도망갔다. 내가 앞으로 검사 출신 변호사로 살아야 하는데 후배, 선배들에게 사기꾼이 됐다. 이후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되는 6개월 동안 나는 업무에서 배제됐다. 나하고는 의논을 안 했다. 부하들도 나에게 보고를 안 했고, 어디 가서 뭐하는지도 몰랐다.

 

▶삼성 대선자금 상사가 전화해 “너한테만 말한다, 수백억원이다”

 

대선자금 수사에 대한 삼성의 변칙적인 태도가 퇴사의 원인인가.

 

=그렇다. 내 역할이 끝난 거다. 부사장으로 승급을 제의받았지만, 그건 사육당하는 것과 같지 않나.

 

대선자금 수사 때는 어떤 역할을 했나.

 

=메신저였다. 내가 상사에게 들은 말은 ‘삼성이 대선자금으로 40억원을 줬다’는 것이었다. 난 상사가 나에게 거짓말하는 줄은 생각조차 못했다. 상사는 검찰 조사 받으러 가기 전날 전화해서 ‘너한테만 말한다. 수백억원이다’고 하더라.

 

누가 그랬나.

 

=○○○(삼성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 거명)이다.

 

▶‘삼성의 빛나는 전통인 돈 준 것 먼저 말하지 않는 것’을 깨뜨리자고 했다

 

왜 배제됐다고 생각하나.

 

=나는 조직 안에서 대선자금 이런 것, 이제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 대선 비자금이 수사를 받는 사회다. 이제 지겹지도 않나, 삼성도 털고 가자고 했다. 말로는 다 고개를 끄떡거린다. 그런데 사실은 아니다.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이 뭐라고 하냐면 ‘삼성은 준 것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 그게 삼성 청사에 빛나는 전통이다’라고 한다. 나는 그것을 깨뜨리자는 쪽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정의의 사도는 아니다. 나도 나쁜 짓 많이 했다.

 

▶이재용 단둘이 만났을 때 “비자금·차명계좌 공공연한 일인데, 왜 나만 문제 삼냐”고 하더라

 

비자금에 대한 삼성 쪽의 인식은.

 

=이재용(이건희 회장의 장남)이 한번 이런 얘기를 하더라. 단둘이 있을 때다. “비자금, 차명계좌 공공연한 일인데, 왜 내게만 문제 삼냐.” 그래서 길거리에 횡행하는 범죄도 증거가 잡히면 처벌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차기 총수가 될 사람이 국법 질서에 대한 느낌이 없다. 그런 교육을 안 한 거지.

 

▶로펌 차려준다고 하는 등 회유 반 협박 반

 

삼성 쪽 반응은.

 

=그쪽은 나를 미친놈으로 몰아가려는 것 같다. 돈 보고 하는 짓이라고. 딜(거래)은 내가 한 게 아니라 저쪽에서 했다. 로펌을 차려준다고 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동원해 양쪽 모두에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다. 하는 말은 다 똑같다. 반은 회유고 반은 협박이다.

 

▶자정능력 없다면 여론 움직여야 한다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뭔가.

 

=모든 사회가 일정 정도의 부정과 범죄를 안고 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제 삼성 문제는 비등점에 왔다는 느낌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한 번은 넘어가야 할 산이 있다. 그 조직은 자기가 털고 갈 자정능력이 없다. 그러면 여론이 움직여야 한다. 가장 큰 힘은 여론의 힘이고, 언론의 힘이다. 이것을 모아야 한다.

 

▶삼성 정말 좋은 회사지만, 그런데 역기능이 이제 임계점 다다랐다

 

주변의 반응은.

 

» 김용철 변호사
=사람들이 (날 보고) 다 미쳤다고 하면, 내가 미친놈이 된 것이다. 정말 고민 많이 했다. 다 알잖냐.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하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삼성 정말 좋은 회사다. 세계 최고의 제품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그 역기능이 이제 임계점에 다다랐다. 내게 할 일이 하나 남았다면, 삼성의 문제를 사회 공론화해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것이다.

 

▶내가 삼성 간 건 양쪽 모두에게 불행이었다

 

삼성 안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처음 입사하자마자 삼성중공업 유령노조 사건이 있었다. 우리 쪽이 질 사건이라고 했다. 노무 담당 임원이 ‘상대 변호사가 25기인데 동기라며 보고 싶어한다’고 하더라. 그 사람을 만나 회유하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만나보니, 나는 사법시험 25기고, 그 사람은 사법연수원 25기다. 10년 후배다. 그렇게 거짓말을 했다. 그때 화냈다. 없는 말까지 만들어서 그러냐고. 삼성에서 그런 속성을 많이 봤다. 나하고는 너무 안 맞았다. 나는 안 된다, 그러면 사회문제 된다, 회장 구속된다 그러고 다녔다. 내가 삼성에 간 것은 양쪽 모두에게 불행이었다.

 

삼성 입사를 후회하나.

 

=순전히 내 입장에서만 말한다. 솔직히 그곳에서 나중에는 대우를 잘 받았다. 호의호식했고, 사치도 많이 해봤다. 나는 늙어서 아내 손 잡고 산책하며 살려고 했다. 그런데 가정을 잃었다. 검사 때는 애들이 나를 존경했지만, 이제는 안 한다. 그리고 그곳을 거치면서 양심을 잃었다.

 

▶역설적으로 내가 구속되면 내가 성공하는 것

 

=막말로, 아니 역설적으로 내가 구속되면 끝이 나겠지. 검찰이 수사에 나서 범죄행위를 밝혔다는 뜻 아닌가. 나는 중요 범죄업무 종사자다. 그런데 나는 최종 책임자가 아니다. 나는 하수인이잖나. 나는 30대에 첫 직장을 잡았다. 검사였다. 검사 때는 깨끗하게 살려고 했다. 돈이 없어서 우리 큰애 자전거를 중고로 사줬는데, 새 자전거 탄 애들이 놀려서 애가 울고 들어왔다. 아내는 만삭인 채로 일하러 다니고. 남들이 그냥 다 하는 고생이겠지만, 나도 그렇게 살았다. 삼성에 와서 타워팰리스 계약하라는 거 안 했다. 살지도 않을 집인데, 주소 옮겨놔야 하잖아. 삼성에서 하는 짓이 다 그렇다.

 

삼성에서는 7년 동안 100억원 넘은 돈을 보수로 받았다고 말한다.

 

» 김용철 변호사
=세전으로 부풀려 말한 것 같다. 계산은 안 해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처음 가자마자는 외환위기가 터져서 월급도 적었다. 나중에 재무팀으로 갔다. 삼성에서 별로 신경 안 쓰는 작은 기업들을 좀 맡다가, 점점 업무 범위가 커졌다. 재무팀에서 한 2년, 법무팀장으로 1년 반 일했다. 물론, 많이 받은 해는 세전 기준으로 10억원 넘게 받은 때도 있다. 스톡옵션도 받았다. 내가 그걸 50만원 정도에 행사했다. 그래서 20억원 정도 만들었다. 100억원까지는 아니어도 아무튼 호의호식한 것은 맞다.

 

▶삼성은 내가 일하고 월급 받은 것이나 가정사, 개인사를 왜 얘기하나

 

앞으로 전망은.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이나 메인 스트림의 부패 문제는 언젠가 꼭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 나 자신이 죄인이다. 그래서 삼성에서 나를, 개인적인 흠을 잡아 공격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 삼성은 내가 일하고 월급 받은 것이나 가정사, 개인사를 왜 얘기하나.

 

추가 폭로 계획은.

 

=천천히 말하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구조본 책임자 문책 요구한다

 

삼성이 어떤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먼저 그동안 나를 감시하고 못살게 군 것을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한다.

 

책임자라면.

 

=구조본 핵심이니까 누구겠나.

 

삼성의 바람직한 모습은 어떤 것인가?

 

=모르겠다. 이미 저렇게 돼버린 것 아닌가. 그동안 저지른 일이 너무 많다. 내가 보기엔 자정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대국민 투명경영, 정도경영 선언을 해도 그런 선언은 의미가 없다. (한숨) 그 큰 욕심을 어쩌겠나.

 

진행=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정리=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