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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두얼굴

삼성반도체 백혈병 발병 8명으로 늘어나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7. 12. 27.
 
삼성백혈병 대책위,"삼성 측 진술 믿을 수 없다" 노동부에 역학조사 촉구
 
윤보중 기자bj7804@nate.com
  • 시민사회,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 촉구




  • 촬영 편집 홍철호 기자


2007년 12월 26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가 "2명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 민중의소리

삼성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과 관련해 추가 제보자가 잇따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월간말>은 ‘세계 일류 삼성반도체에서 백혈병으로 죽어나간 노동자들’ 제하의 보도를 통해 강원도 속초에서 고교를 마치고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삼성반도체 수원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황유미 씨의 산재 은폐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수원을 중심으로 지방 일간지들이 이 사건에 대한 심층보도를 내보냈고, 산업안전공단에서 황유미 씨가 다니던 작업 현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등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후속 활동들이 활발하게 이어져 왔다.

황유미 씨의 부친 황상기 씨는 딸의 죽음을 두고 “우리 집은 물론이고 먼 친척 중에도 백혈병 걸린 사람이 없고, 유미는 공장 다니기 전에는 잔병조차 없는 건강한 아이였다”며 백혈병 발병 원인을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일 것이라고 추측해 왔다. 더욱이 삼성 측이 황상기 씨에게 병원비 등 보상과 관련해 오락가락 입장을 번복하면서 황상기 씨는 ‘은폐’ 주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굳혀갔다.

11월 21일 황유미 씨가 생전에 다녔던 삼성반도체 수원공장(기흥소재) 앞에서는 ‘삼성집단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삼성백혈병 대책위)’가 발족식을 갖고 “산재 은폐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향후 대대적인 조사 활동과 제보자 운동을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삼성백혈병 대책위는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2명의 노동자로부터 추가 제보를 확보한 것이다.

노동부,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원인 규명 위해 대대적 역학조사 실시해야

삼성백혈병 대책위는 26일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노동부가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을 위해 철저한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책위 발족 이후 처음으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참석해 진보적 민중진영의 합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양되기도 했다. 한국진보연대는 그동안 삼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오면서 ‘무노조 경영’에 대한 중단과 ‘삼성 비자금’ 진실 규명을 강하게 촉구해 온 단체이다.

한상렬 대표는 “하루 빨리 역학조사를 시행해서 철저하게 밝혀야 된다”면서 “황유미, 이숙영 씨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된다”며 노동부에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촉구했다.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가 참석해 "노동부는 삼성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해야한다"며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한 대표의 좌측에는 삼성반도체 수원공장(기흥소재)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서 있다.
ⓒ 민중의소리

고유정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삼성은 백혈병 환자가 6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불과 대책위 활동 1달 만에 두 명의 백혈병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삼성의 말을 믿을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삼성 측의 산재 은폐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 이상무 본부장은 “우리가 삼성공화국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들이 실제 대한민국을 지배하기 때문”이라고 전하면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 3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천명하고 말이 아닌 실제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도 규탄 발언을 하면서 "이건희 회장은 무노조 경영을 중단하고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조치 해야 하며,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에 대해 보상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비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부에 4가지 요구사항을 공표하고 이에 대한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이 노동부에 요구한 사항을 살펴보면 △ 삼성전자반도체 전 공정에 대한 대대적인 역학 조사와 퇴직자 및 이직자, 협력사원, 비정규직 등 전 사원에 걸쳐 조사할 것 △ 역학조사 과정에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를 보장할 것 △ 질병의 원인이 밝져지지 않더라도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보상할 것 △ 노동자의 건강실태를 조사하고 그 원인인 작업환경을 개선할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