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호주동포, 수화로 '아리랑' 공연
(서울=연합뉴스) 주용성 기자 = 호주의 청각장애 공무원인 한인동포 박영주(44)씨가 한국어 수화와 춤으로 '아리랑'을 선보여 화제다.
박씨는 25일 시드니 청각장애예술 페스티벌(2008 Deaf Art Festival)에 참가, 호주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 수화로 '아리랑'을 공연했다고 연합뉴스에 28일 알려왔다.
호주 토지국에서 25년째 근무하는 박씨는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지만 지금은 한국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수화와 영어 수화, 일본어 수화, 국제수화에도 능통하다.
이날 공연에서 박씨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가락에 맞춰 한국어 수화로 '아리랑'을 노래했다. 그리고 듣지 못하는 관객을 위해 한국 전통의 몸짓으로 '아리랑'을 풀어나갔다.
2002년부터 호주의 청각장애인공무원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지난해 12월 3일 유엔이 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에 시드니 주정부의 첫 한국인 홍보대사로 한국의 전통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시드니 청각장애예술 페스티벌의 운영위원인 캠버리 라르센씨는 "처음 보는 한국어 수화로는 '아리랑'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박씨의 다양한 표정으로 소름끼치는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페스티벌에 함께 참가한 호주밀알장애인선교단의 정영화 단장은 "들리지 않기에 보는 것을 언어로 선택한 사람이 함께 모여 손과 눈으로 사귐을 나누는 시간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박씨는 "수화로 노래할 때마다 따라하는 호주 참가자들의 호응이 열렬해 손을 통해 내가 축복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yo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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