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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수화마을'을 마치고...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11. 3.

2008.11.3(월)

 

지난 주말(11/1~2)에 '수화마을'을 모두 마쳤다.

1박2일 동안 수화를 처음 배우고 있는 수강생부터 재활복지대학 수화통역과 학생, 경기 남부지역에 있는 수화통역센터 직원,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화통역사들까지 약 6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오산 롯데연수원에서 있었다.

 

1/1일 오전에는 정보누리 김철환 선생님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주제를 갖고 특강이 해주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지난 4월부터 시행 되었지만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수화를 배우고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기에 '수화마을'의 첫번째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부터는 음성언어 사용을 금지했으며 본격적인 '수화마을'이 저녁식사 전,후를 1부, 2부로 나뉘어서 진행하었다. 참가자들은 최대 7명식 조를 만들고 조별로 각각의 테마마을을 경험하였다.

 

'수화학교 A,B' '무학마을 A,B' '쉼터마을' '경찰서' 등 각각의 테마마을에 원어민(농통역사)교사들과 농인 회원분들이 '수화마을'을 적극적으로 운영해준 덕에 참가자들에게는 의미있고 보람있는 '수화마을'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수화마을'에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각각의 테마마을이 있는데 유일하게 음성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테마마을을 내가 맡았다.

 

청인교사가 운영하는 '수화학교' 테마마을은 유일하게 음성을 사용할 수 있으며, 1부에서는 수화통역 현장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경험들이 재구성되어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경찰서, 검찰청, 법원, 예식장, 행사장, 회의장 등등 에서의 수화통역사의 적절한 위치 선정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수화통역 현장에서 벌어지는 난처한 상황에서의 대처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공유하였다.

 

2부에서는 '가족오락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임을 모방한 '지화 전달하기'와 손을 사용하지 않고 '음성으로 수화 전달하기' 그리고 손의 위치(수위)에 따라 표현되는 '수화 표현하기' 등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조별로 돌아가면 테마마을 경험한 참가자들도 힘들었지만 각 테마마을 운영한 원어민 교사들도 내년부터는 참여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많이 지쳤다.

 

2일차(일)에는 원어민(농통역사)교사들이 '수화마을'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내용과 경험들이 상세히 소개되었고, 적극적으로 열심히 참여한 조와 참가자을 선별하여 선물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재활복지대학에서 수화통역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창원 수화통역사로부터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용어에 대한 수화풀이와 경험들이 소개되었고, 난 오산시수화통역센터 비상근 수화통역사의 위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역활과 체험담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수화마을'의 모든 공식일정을 마쳤다.

 

원어민(농통역사)교사들과 직원들은 곧바로 시내의 음식점으로 가서 '수화마을'에 대한 약식 평가를 하였고 짐정리를 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일)가 되어서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샤워도 못하고 침대에 누었다. 잠이 깬 시간은 오늘 아침 6시가 넘어서다.

 

약 15시간을 한 번도 깨지 못하고 잠들었던 것이다. 몸은 어제와 달리 가벼워졌고 상쾌했다.

출근을 하기 위해서 깨어났지만 '잠'은 몸의 피로를 푸는 다양한 방법중에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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