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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정신잃은 날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8. 12. 23.

2008.12.23(화)

 

지난주 일요일 기말고사를 마치고 아내와 농인 등 셋이서 저녁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화장실에 가서 잠깐 정신을 잃었다. 술은 소주로 농인과 각각 1병씩 마셨지만 적당한 양이었다.

 

화장실에서 '쿵'하는 소리를 듣고 음식점 주인이 화장실에 들어와보니 제가 쓰러져 있다는 것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화장실이 피범벅이었고 내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자세히 보니 왼쪽 눈이 심하지 부었고, 눈썹부위가 약 2.5~3㎝ 정도 찢어져 피가 많이 나온 것이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다가 부딪치면서 찢어진 모양이었다.

 

저녁 8시가 약간 넘은 시간이었는데 나에겐 초(?)저녁이었다. 급하기 119를 불렀고 아주대병원으로 실려갔다.

응급실에 도착해서 찢어진 부위는 응급조치만 해놓고 급한 검사부터 들어갔다. 의사와 간단한 면담을 하고 머리(뇌) 혈관이 막히거나 터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조형제(?)를 맞으면서 CT 촬영을 하고, 심장질환을 알아보기 위해 심전도 검사까지 마쳤다.

 

수액을 맞으면서 검사결과를 기다렸고 새벽 1시 정도에 결과가 나왔다. 뇌와 심장에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차후에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술도 깨고 안정을 찾은 뒤 찢어진 눈썹부위를 꿰메고 일단 퇴원을 했다.

 

몇가지 주의사항도 들었다.

1. 매일같이 찢어진 부위에 소독과 함께 약을 바르고 물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2. 하루 세번 식사 후 지어준 약을 복용하고 5일 이후에 실밥을 풀으란다.

3. 치료기간 술을 삼가하고 또다시 정신을 잃으면 급히 입원하라는 것이다.

 

아내는 이번 기회에 보험을 들자고 권한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내 운명이지만  세상을 뜨기엔 너무 이르지 않은가!

 

..................

 

월요일(21일) 아침,

아내의 도움으로 머리를 감고 오산에 있는 매홀중학교에 수화교육을 갔다.

첫째시간은 2-4반, 셋째시간은 1-1반에서 '청각장애와 수화'라는 제목으로 수화특강을 했다. 예전에 약속된 교육이었기에 미룰 수 없었고, 무리(?)인 줄은 알았지만 왼쪽 눈썹에 반창고를 붙이고 수업을 했다.

 

수화교육을 마치고 매홀중학교 특강을 맡은 여러분야의 강사님들과 점심를 하고 곧바로 안양으로 갔다.

경기도협회에서 주관한 '수화통역사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박2일 동안 수화통역센터에서 근무하는 수화통역사들에게 꼭 필요한 음성통역을 중심으로한 교육내용이 특이한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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