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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어이 없슴이야!'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9. 5. 16.

정말 어처구니 없는 하루네요.

오늘 16일(토) 가장 중요한 일정은 경기도청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리는 "함께살자! 정리해고 분쇄! 노동자 생존권 쟁취!"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였슴다.

 

오전부터 비가 계속 내리길래... 우비를 입을까! 아니면 큰 우산을 들고 나갈까! 장화를 싣고 나갈까! 아니면 그냥 운동화를 싣고 나갈까!....고민을 하다가.... 제일 중요한 카메라를 허리에 차고 우비 대신 큰 우산을 들고 경기도청으로 향했슴다.

 

경기도청 앞 4거리에서 경기도청을 향해 눈을 돌리면서 이상한 느낌이 오더군요. 관광버스와 많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당연히 있는 줄 알았슴다.

 

아무도 보이질 않았슴다.

순간 '뭔가가 잘못됐구나!'하고 느꼈고...친한 노동조합 간부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해보니...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하는 중이라더군요. 어이없게도 허탕을 친 것이죠...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가 16일(토)에 열리는 줄 알고 왔는데 어제(15일) 열렸답니다.

아 ~ 이럴수가 ~~~~ 그럼 난 어제 뭐했더라!...곰곰히 생각해보니 수원시 농아인협회 회원분들과 하루종일 문화체험 다녀 왔더군요. 안면도 꽃 축제에 다녀왔거든요.

 

비오는 궂은 날, 어이없게도 허탕을 치고 발걸음을 집으로 돌렸슴다.

걸어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어이없는 내 모습을 가족대책위 분들이나 쌍용차 노동자들이 본다면 ......

 

하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나온김에 '수원 헌혈의 집'에 들렸슴다.

올해 들어서 철분 수치가 낮아 헌혈을 한 번도 못했거든요. 혈압을 재고 철분 수치를 검사하면서 이번에는 꼭 정상치여야 되는데....결과는 또다시 철분이 낮게 나오더군요. 헌혈의 집에서도 또 허탕을 쳤슴다.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허탕쳤다고 했더니...대답은 이랬슴다. '흥~ 어이 없슴이야!'

정말이지 오늘 하루는 억수로 재수(?) 없는 날인가 봅니다. 허무한 하루였슴다.

 

 (사진 퍼온 곳) 가족대책위.....http://cafe.daum.net/ss-family

 

 5월 15일(금) 경기도청에 항의서를 전달하고 간담회를 갖고 있는 쌍용차지부 대표단(가족대책위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