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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를 배우려면

'수화'와 '농문화'를 함께!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9. 10. 28.

 

소방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소방교육' 프로그램 속에 '수화교육'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슴다...

수화교육을 의뢰받고...효과적인 교육방법과 강의안을 고민하면서 준비했슴다...

 

 

 

'수화'와 '농문화'를 함께!

 

- 수화는 농아인(농인)의 모국어다!

농아인이란 병리적으로 보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완전한 언어로서의 수화를 구사하는 문화적인 존재로서의 민족이라는 것을 선언, 언어적 소수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 수화는 시각언어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국어와 수화의 차이점은 우선 국어는 음성언어이고 수화는 시각언어입니다.

말을 배울 때 먼저 듣는 것부터 배우듯이 수화에 있어서도 표현하는 방법보다 보는 연습부터 배워야 할 것입니다.

 

수화에서는 주변상황(물건, 장소 등)도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여 문장에서 생략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

- 사물 지칭(이것, 저것, 그것, 나, 너(단수,복수), 태극기, 선풍기, 반지, 컴퓨터, 책상 등)

- 장소 지칭(여기, 조기, 저기, 거기, 오산, 수원 등)

- 신체부위(눈, 코, 입, 치아, 귀, 배, 어깨, 머리, 팔꿈치, 손바닥 등)

- 지시하다(나가라!, 오다(부르다), 다녀오다, ~해 등)

- 그리다(더하기, 빼기, 점, 커다란 원, 작은 원, 네모(T.V), 별, 하트(사랑), ?(궁금하다) 등

- 숫자(내 나이), 이름(내 이름), 지명(수원), 수화를 모르거나 수화가 없을때 등

 

- 수화는 존대어가 없다!

수화는 영어처럼 존대어가 없고 간단히 이야기하는 것이 상례적으로 윗사람과 대화를 할 경우에는 몸의 자세나 표정을 공손하게 하여 존대의 의미를 나타내도록 합니다.

(예) 고마워, 고맙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미안, 미안해,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수화는 지역마다 다를 수 있다!

수화는 지역이나 나라마다 혹은 사람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가 있습니다. 삶의 방식이나 문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 먹다, 마시다, 잠자다

 

- 수화도 구성요소가 있다!

수화는 같은 뜻이라도 상황에 따라 동작과 모양이 조금씩 달리 사용되기도 하며, 손의 모양, 위치, 방향에 따라 뜻이 정반대로 사용되기도 하므로, 손의 모양, 위치, 방향 그리고 상황 등을 적절히 활용하여야 합니다.

(예) ㅏ, ㅗ, 이쪽, 저쪽, 위쪽, 아래쪽, 가깝다, 멀다, 높다, 깊다, 몸 부위

 

- 수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표정(비수지신호)이다!

수화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얼굴표정을 읽어낼 수 있다면 전체 문맥의 흐름으로 그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표현할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단순히 문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까지도 모두 전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예) 좋다, 싫다, 아프다, 주사 맞다

 

- 수화는 다양한 몸 동작이 필요하다!

건청인이 의사를 전달할 때 감정의 고조를 음의 높낮이로 표현하듯이 수화에서는 동작의 빠름과 느림, 그리고 강함과 약함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예) 달리다, 빨리 달리다, 차를 타고 가다

 

- 수화는 조사가 없다(?)

수화는 대부분 조사가 생략되어 있으며 명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등의 품사가 관여하지 않고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거형인 겨우 ‘했다’ ‘갔다’ 등은 ‘끝’이라는 수화를 함께 사용하면 과거형 표현이 됩니다.  또한 어순이 도치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예) 위험 = 위험하다 = 위험스러운 = 위험한

 

- 수화 단어만 기억해서는 안된다!

수화를 공부하거나 읽을 때 단어 하나, 하나를 기억 하려 하지 마십시오.

문장 전체를 기억해야 하며 문장전체와 주변상황까지도 파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내가 배운 단어의 뜻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수화단어를 많이 익혀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단어를 많이 안다고 해서 수화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 불 + 고기 = ?, 소방대원

 

- 수화는 문화이다!

수화를 빠르게 배우기 위해서는 농아인들과 많이 어울리면서 농문화에 대한 습득이 우선이며, 처음에 이해가 안되어 답답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반복해서 보다보면 어느새 상대의 이야기를 알아 볼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예) 남자, 여자, 할머니, 할아버지

 

'농문화' 이해하기(1)

농아인(농인)들이 사람을 부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손흔들기, 어깨를 건드리기, 책상두드리기, 발구르기, 전등을 켰다껏다하기 등 상대나 장소, 상황에 따라 사용합니다.

 

거리가 먼 경우에 부르고자 할 때에는 그 사람 곁에 있는 다른 농아인과 눈이 마추칠 때 부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부르고자 하는 사람에게 무슨 물건을 던지거나 하는 것은 실례가 되는 행동입니다. 손 흔들기나 어깨 건드리기도 상대방이 기분이 상하거나 깜짝 놀라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농문화' 이해하기(2)

농아인(농인)은 초면의 상대가 농아인인가? 건청인인가?를 직접 본인에게 물어서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청인(청인)으로서는 실례가 될지 모르나 농세계에서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또, 농아인들은 서로의 이름을 묻지도 않은 채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그대로 헤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무런 문제가 없죠! 언제 어디선가 또 만나게 될 것이고, 친구들 속에는 그를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농아인들의 세계는 좁고, 인간관계도 긴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농문화' 이해하기(3)

농아인(농인)들은 대화를 할 때 결코 상대방의 손의 움직임을 눈으로 쳐다보지 않습니다.상대의 얼굴을 보는 것이죠! 그것만으로도 손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오며, 내용을 알아보고 이해하는데 전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화에서 단순하게 동작만으로 의미를 변별하기도 하지만 미묘한 감정이나 느낌, 그리고 의사를 표현할 때에 얼굴표정(엄밀하게 말하자면 시선처리, 입의 모양, 눈썹, 코, 볼, 이마, 턱 등의 위치나 방향, 모양이 어떠한가에 따라서)이 아주 중요한 문법적 기능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때문입니다.

 

* 기초 단어

나 너(=당신) 우리 안녕하세요(=안녕히 계세요)

~입니다 ~입니까?

만나다 헤어지다 반갑다

이름 나이 감사(고맙다) 미안(죄송)

괜찮습니다 조심

남자 여자 농아인(농인) 건청인 끝 아직

봄(=따뜻하다) 여름(=덥다) 가을(=바람) 겨울(=춥다)

있다 없다 크다 작다 걷다 뛰다

돕다 위로하다 주다 받다

열다 닫다 당황하다 급하다

살다 죽다 바쁘다

먹다 마시다 삼키다 맛있다 맛없다

목마르다 배부르다 배고프다

심장 뇌 뼈 살 눈 허리 갈비

병원(진찰) 내과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치과 안과 이비인후과

의사 간호사 약 환자 땀

아프다 위험하다 편안하다 기다리다 참다

검사 주사(=주입하다) 수혈

솜 붕대 입원 퇴원

수술 건강하다 약하다

전염 예방 낫다 감기 몸살 열병

상처 소화불량 고혈압 저혈압

중태 골절상 삐다

 

* 기초 대화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제 이름은 홍길동입니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전 29살입니다.

어디 사세요? 전 오산에 삽니다.

결혼 하셨습니까? 아직 미혼입니다.

수화를 아세요? 조금 배웠습니다.

당신은 농아인입니까? 건청인입니다.

다친(아픈) 곳이 있습니까? 허리가 많이 아픕니다.

병원은 어디에 있습니까? 멀어서 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긴급 구조대입니다. 여자 친구입니다.

걸을 수 있습니까? 못 걷습니다.

일어날 수 있습니까?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괜잖습니다.

압박붕대 있습니까? 잠시 기다리세요!

몸은 괜잖습니까? 비를 맞아 춥습니다.

살아 있으니 다행입니다. 몸 조심하세요!

조심해 가세요. 다음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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