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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하반기 3급 장애인축구 '지도자 강습회'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0. 8. 6.

8월 4일~ 6일까지 2박3일동안 장애인축구 지도자 강습회에 다녀왔습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이천에 있는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에서 열렸습니다... 장애인축구 지도자 31명이 참여하였고, 그중에서 농인은 1명 뿐이었습니다...

 

장애인축구는 크게 정신지체, 뇌성마비, 시각, 청각(농인)축구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청각(농인)축구선수들을 양성하는데 농인이 직접 지도자로 나서는 모습은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청인 지도자가 농인들을 지도할때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문화의 차이가 있어 서로를 이해하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축구의 기본기술과 전술' '시각축구 이론과 기본기술' '장애인체육의 특성' '지도자의 자세' '기본적인 킥의 원리' '도핑의 중요성' '축구의 기본시스템' 등 이론과 필드 경기장에서 하는 실기까지 있더군요!~~

 

그리고 강습회 마지막 날에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이 있습니다...

필기시험에서는 객관식 53문항과 주관식 15문항 등 총 68문항이 출제되었고, 1시간내에 풀어야 됩니다...

 

하지만 농인이 참여하는 지도자 강습회는 너무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먼저 교육내용을 수화로 전달하는 것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축구 관련 전문용어들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 수화통역사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농인의 입장에서는 수화를 보고 내용을 파악할때도 어렵지만...반대로 수화를 보고 이해했던 내용을 한국어로 표현할려면 더욱 어려움을 겪는 다는 것입니다. 또한 수화에 집중해야 되기 때문에 필기(메모)를 못한다는 것입니다.

 

상반기에도 농인 4분이 참여했는데 필기시험에서 모두 떨어질 정도로... 농인은 한국어 문법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협회에서도 잘 알고 있기에 수화통역사의 도움을 약간 인정해 주더군요!~~

 

 

5일에는 불행한 사건(?)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저녁 10시쯤, 하루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에서 휴식 중에 호출을 받았습니다...농인이 크게 다쳐 피가 많이 난다고 하더군요!~~

확인해 보니 농인의 눈섭부위가 3센티미터 정도 찢어졌는데...시험공부를 할려고 슬리퍼을 싣지 않고 샤워장에서 서두르다가 앞으로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고 합니다...

 

야간진료를 하고 있는 이천병원으로 농인과 수화통역사(저), 그리고 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갔습니다...

모두 5바늘을 꿰메고 처방전을 받아 약국을 찾아 다녔습니다...늦은 시간이라 대부분의 약국은 문을 닫았더군요!~~

 

"2일에 한번씩 소독할 것"

"다친 부위에 물이나 땀이 닿지 않도록 유의할 것"

"5~7일 이후에 실밥을 뽑을 것"

"약은 식후 30분 후에 먹을 것" 등등 주의사항을 수화로 전달하는 것 외에는 크게 한 일이 없었는데...농인은 크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지도자 강습회는 앞으로도 계속 열릴 것입니다.

농인축구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농인을 위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필요합니다.

 

첫째, 수화통역을 교대로 할 수 있도록 수화통역사를 2명이상 배치하는 것입니다.

2박3일 또는 3박4일 프로그램을 한 명의 수화통역사가 소화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피로감 누적은 제대로 된 양질의 통역으로 이어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둘때, 한국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농인을 위해서 간단명료하게 메모(필기)된 학습자료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농인들은 강의가 있을때마다 메모할 수가 없습니다. 메모하는 순간 수화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시스템(메모된 학습자료)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입니다...

 

유일하게 혼자 참여하여 다치면서도 장애인 축구 3급 지도자 자격시험까지 모두 마쳤습니다...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