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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차용증' 만들어 달라는 농인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1. 11. 3.

 

 

 

친분이 있는 농인이 만나자고 하여 저녁시간에 만났습니다.

낮에는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저녁시간 외에는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그 농인은 동창에게 몇차례 돈을 빌려 주었는데...갚지를 않는다고 하더군요...ㅜㅜ

4일 후에 동창집을 방문해서 차용증을 받아야 겠는데...차용증 쓰는 방법을 몰라서 도움을 받고자 저를 부른 것입니다.

 

차용증을 쓰기 위해 구체적으로 물었습니다.

 

'언제 빌려 주었습니까?'

'빌린 사람 이름이 누구입니까?'

'주소는 알고 있나요?'

'빌려 준 증거(목격자나 영수증 등)가 있습니까?'

'언제까지 갚기로 했나요?'

'이자는 몇 부로 결정했나요?' ... 등등

 

약 1시간 정도 농인과 대화를 나누면서...왠지 답답하고 안타깝더라고요...ㅜㅜ

착하고 근면 성실한 농인이... 왜 사기꾼(?) 같은 농인과 어울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차용증은 돈을 빌려 줄때 만들어 놓았어야 하는데...이미 늦은감이 있죠.

농인은 지금이라도 만들어 놓고 싶다고 하는데...제대로 될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금 거래가 아닌 계좌이체를 통해서 증거를 남겨 두었다는 것과 문자로 통화한 내용이 보관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정보와 지식을 쉽게 접할 수 없는 농인의 삶이 오늘따라 많이 고달퍼 보였습니다!~~ㅠㅠ

 

 

농인의 진술을 듣고 작성해 준 차용증(이름을 비롯한 중요한 정보는 지웠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