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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음성통화을 못하니 문자로 보내 주세요!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2. 6. 21.

 

 

농인에게 갑자기 문자가 왔습니다.

저녁 일정(그리 중요하지 않은)을 포기하고 농인을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농인은 '수원법원'에서 날라온 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끝난 줄 알았던 '이혼 및 위자료 소송' 관련한 소환장이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을 하면서 논의을 하고, 소환일에 함께 가기로 잠정 결정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상담을 마치고 농인이 고맙다며 저녁을 사겠다고하여 근처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녁메뉴를 주문해 놓고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농인에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농인은 핸드폰을 저에게 건내주면서 자주 오는 전화라며 아주 짜증난다고 하더군요...ㅜㅜ

 

제가 대신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네. 이 ㅇㅇ씨 맞죠? ㅇㅇ자동차 보험입니다"

 

"이 ㅇㅇ님은 청각언어장애인이니라 음성통화를 못합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문자로 보내 주세요"라고 전했더니

"아(당황한 듯) 그렇군요. 청각언어장애인으로 체크가 되어 있지 않아서...알겠습니다"

 

음성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농인만 불편한 것이 아니더군요.

청각언어장애인(농인)도 고객입니다. 농인을 상대하는 보험회사도 청각언어장애인(농인) 전담 수화통역사를 채용하여 '수화통역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농인이 보낸 문자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