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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협회

ASL이 '외계어'라면 ASL 사용자는 '외계인'인가?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7. 10. 31.

 

 

 

ASL이 '외계어'라면 ASL 사용자는 '외계인'인가?

 

지난주 tvN 문제적남자(10/22, 135회)에 ASL가 '외계어?'라고 방송이 그대로 나갔다.

원래 목적이 미국수어(알파벳 지문자)의 뜻을 맞추는 내용이었다 하더라도 자막으로도 몇차례 방송되어 깜짝 놀랐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미국수어'가 아닌 '외계어'로 방송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농인(Deaf)뿐만 아니라 농인 가족, 수어통역사, 그리고 수어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시청할 수도 있다.

 

농인의 모국어인 수어를 '외계어'라고 표현한 부분은 그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넘어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는 표현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되는 등 수어는 공식언어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가공인 자격제도로 매년 수어통역사가 배출되고 있다.

 

영어나 일어를 '외계어'라고 표현하지 않듯이, 미국농인의 언어인 ASL를 '외계어'라고 표현한 것은 매우 경솔했다.

ASL은 미국수어(American Sign Language) 의 약자로서, 미국 농인과 수어통역사를 무시한 듯한 부적절한 표현이다.

 

국제적으로 망신당할 수도 있다. 미국농인 및 미국농인협회에서 안다면 법적 조치가 뒤따를 수 있는 사항임을 알아야 한다.

tvN 방송국의 이런 실수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아야 하며, 농인이 쓰는 수어를 '외계어'라고 방송한 tvN에 공식적으로 요구한다.

 

첫째, '외계어'라는 용어를 사용한 tvN 문제적남자의 해당 동영상 삭제와 공식 사과방송을 하라!

 

둘째, 공식언어인 수어와 수어통역사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유사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라!

 

2017년 10월 31일

 

한국수어통역사협회장 조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