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어통역사협회

농인에게...저의 솔직한 심경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8. 1. 14.


 

농인에게...저의 솔직한 심경

 

약 30년전 수어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에 빠져 수어를 배웠습니다. 수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좋아했으며, 수어와 연애 한 젊은 시절은 매우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항상 수어를 볼 수 있는 구락부에 다니면서 수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농인을 만났고, 수어에 대한 사랑은 자연스럽게 농인에게 전이 된 듯 합니다.

 

청인 중심의 사회속에서 제가 느낀 농인 및 농사회는 늘 소외받고 차별받는 등 매우 열악해 보였습니다. 

수어홍보를 하기 위해 낮선 청인들 앞에서 수어공연을 마다하지 않았고, 수어보급을 위해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수어교육을 다녔습니다.

 

제 시간 쪼개고, 제 용돈 쓰며 수어통역이 필요한 곳을 농인과 함께 누볐던 시간은 농아인협회의 독립과 발전에 기여했다고 자부합니다.  

과거에 수어를 배우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농사회에서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늘 농인으로부터 "수고" "고맙다"라고 격려를 받았고 기쁨과 보람의 연속이었죠.

 

수어통역사자격제도와 수어통역센터가 설립되면서 농사회는 많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농인의 지위가 상승되어 권력이 생기고, 농인의 일자리도 늘어 났습니다. 하지만 수어를 배우면서 순수하게 활동했던 봉사자들이 수어통역 자격 취득자와 미취득자로 나뉘어졌습니다.

 

급여를 받고 센터에서 일하는 통역사들이 늘어나면서 자원봉사자는 농인에게 관심에서 멀어지고 줄어들었습니다. 

청각장애인통역사와 센터장 유급화는 센터를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어졌고, 수어통역사를 돈으로 계산(?)하게 되었습니다.

 

"인건비가 비싸다" "자격증이 없다" "수어가 부족하다" "농인 덕분에 먹고산다" "횡령했다" 등 수어통역사에 대한 농인의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처를 받고 농사회를 떠나는 청인은 늘어났습니다.

 

저는 수어와 농인은 좋아하지만 농사회는 신뢰하지 않습니다. 한농협을 중심으로한 기득권(권력)에 연연하는 농인을 가까이 하지 않습니다. 

어제 한농협(중앙회) 회장 탄핵(?)관련 임시총회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농사회의 지도자가 누가 되든 상관없지만 농인의 삶을 책임질려는 겸손한 지도자를 좋아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특히 한농협이 새로운 변화와 혁신으로 성장하며, 수어통역사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길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행복팀 가해자를 비롯해서 성범죄, 사기, 폭력 등 강력범죄 전력이 있는 회원은 영구 제명은 못하더라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일이지만 ㅇㅇ시 센터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지만 다른 지역으로 주소지를 옮겨 출마하려 한 적이 있습니다. 

수어통역사는 여성이 많습니다. 성범죄 등 전력이 있는 센터장과 함께 일해야 하는 수어통역사 입장에서 보면 끔찍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수어통역사들의 근무환경은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 규정을 바꾸거나 농인의 인식개선으로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수어통역사협회(한수협)와 상생을 바랍니다. 한농협이 한수협을 반대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서로 인정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수어통역사들은 더 이상 굴종의 삶을 살진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30년을 농사회에 있었듯이 포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저를 원망하거나 비난해도 괜잖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인간적인 예의는 갖추어 주길 바랍니다.  

"벙어리""귀먹어리""병신""바보" 등 청인에게 조롱이나 모욕 당할때부터 현재까지 함께 하였기에 그 정도 대우는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