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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의 길

어린 농학생과 교육환경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19. 6. 26.

 

<어린 농학생과 교육환경>

 

어린 농헉생의 이름이나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야무지게 생긴 모습은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약 30년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어느 시골 마을의 농가정을 방문 했었습니다. 농부모는 수어를 몰랐고, 홈싸인(바디랭귀지)으로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농부모는 농사일을 했었고, 같은 마을에 사는 친척(작은 아버지로 기억)이 간단한 의사소통을 겨우 하거나 돕고 있었습니다.

그 농가정에 어린 남자 농학생(초1)이 있었으며, 농학생이 입학하여 다닌다는 일반학교에 가봤습니다.

 

수업시간에 교실이 아닌 운동장 한모퉁이에 있는 미끄럼틀에서 혼자 놀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못해 흥미를 잃고 방치되어 있었던 어린 농학생의 교육환경을 처음 접하였던 것입니다.

 

농부모는 농학교의 존재(?)를 몰랐으며, 어린 농학생의 진로나 학교생활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고, 적응을 못하는 어린 농학생을 보면서 외면할 수가 없어서 제가 알고 있는 농학교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 친척과 상담을 하고 농부모의 동의를 얻어 기숙사가 있는 인천의 성동학교(농학교)로 전학을 보냈습니다.

그 어린 농학생은 농부모와 생이별(?)을 하였고, 인천 성동학교에서 잘 적응하며 지낸다는 소식을 가끔 들었습니다.

 

그 어린 농학생은 방학때만 몇차례 보았을 뿐, 제가 수원으로 이사(1992년)온 이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

다만 건강하게 잘 성장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현재 30대 후반일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어린 농학생의 운명(?)이 저를 만나면서 바뀐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