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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는 언어다

장애인의 정체성!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3. 3.
'장애우' 용어 사용에 대한 반론  / "장애인의 정체성 찾아야 한다"   
  
장애인(障碍人)을 장애우(障碍友)라고 표현하지 맙시다. 더 이상 장애인을 비주체적이고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형상화하는 '장애우(障碍友)'라는 표현을 쓰지 맙시다.

최근들어 공공기관과 언론매체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지칭할 때 '장애우'라고 표기하거나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해 지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2조 1항에 나와 있듯이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장애인'이라고 명시되어 있듯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부르는 법정용어는 장애우가 아닌 '장애인'이다. 

장애우라고 사용하는 것은 사회에서 격리되고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분리되어 졌던 장애인을 보다 친근하게, 보다 인간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으로 받아들여지지만 그러나 '장애우(障碍友)'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비주체적이고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형상화 하고 구조화 해내는 단어이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장애인, 장애우 어떤 표현을 쓰든 상관없지 않느냐? 자신의 취향에 맞게 쓰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장애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장애우'라고 인심쓰듯 불러보는 것 같다. 하지만 법정용어는 장애인이다. 용어를 바꾸려면 사회적 합의가 있던가 적어도 장애인 집단 내에서라도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방송인을 가리켜 '방송우'라고 부른다거나 정치인을 가리켜 '정치우'라고는 하지 않는데 왜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불러야 하는지 더 이상 편의주의에 사로잡혀 장애인을 비주체적이고 비사회적인 인간으로 왜곡하는 "장애우"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될 것이다. 

언론매채와 공공기관에서는 공공성을 갖고 있으므로 특정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장애인을 지칭하는 용어를 마음대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장애인의 사회성과 주체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는 정치, 문화, 사회, 경제 등 모든 영역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동시에 사회적 관계, 집단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단어에서도 시작되어야 한다. 

지난 시절 '장애인'의 반대말로 '정상인'이란 단어가 사용되기도 하여 장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또 다시 '장애우'란 말을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냉정히 생각하여야 할 것은 표현의 창조가 아니라 동등한 대우인 것이다. 불구자, 병신, 앉은뱅이, 곱추, 벙어리, 애꾸 등으로 불리며 마음 아파했던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투쟁하여 바꾸어 나갔던 것처럼 더 이상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불러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사람일뿐이다. 장애가 있고 없고 구분할 필요가 없는 `사람 인(人)` 자로 족한 것이다. `사람 우(友)`라는 글자는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해 동정과 측은한 마음을 갖자는 것 자체가 잘못된 발상이다. 장애인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장애인을 도와주는 일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글은 뉴스리더에 네티즌칼럼이란 코너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