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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우리들의 자화상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3. 16.

2006년, 임단협 요구안 설명회가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참여는 하였지만 시원스럽게 와닿지 않는면이 너무 많았다. 특히 비정규직노동자들 관련 요구안을 보면 너무 형식적이고 선언적이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차별철폐"는 원칙적으로 맞는지는 모르지만 내용적으로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못하다.

 

단체협약 '적용범위'에 복지후생 등 필수적인 부분만이라도 비정규직을 포함시키지 못하는 부분도 그렇고, 임금인상 '동일적용'도 원론적일뿐 차별을 줄이려는 의지와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양극화'현상은 점점 심해진다고 하는데 사업장 내부에서부터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공장답게 노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한데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 모르고 있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인상안을 마련한 근거와 명분도 터무니 없다. 각종수당을 합치면 40여만원대에 이른다. 물론 협상전술이라고 항변할지는 모른다. 하지만 현장에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하면 '그들만의 협상'으로 2006년 임단협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지루한 공방과 성과도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작년 통합노사협의에서도 드러났듯이 절박성이나 현실성 등 현실을 고려하지도 않고 참여도 하지 않으면서 높은 요구안을 내던지고 '알아서 하라'는 식의 조합원들의 이기적인 태도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많은 현장조직들도 '고용불안'을 얘기하면서 위기의식을 조장하고 '단결,투쟁'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열악하고 강도높은 작업조건에서도 고용불안을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비조합원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관심밖이다. 다가오는 임원선거에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다.

 

현 집행부를 바꾸더라도 이런 구조와 의식을 바꾸지 못하면 노동조합의 희망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지 못한 이기적이고 목소리 큰 조합원들과 그들의 표심이라도 잡기위해 움직이는 현장조직들! ..........그야말로 '정규직 이기주의'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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