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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얼굴없는 간부들'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4. 14.

노동조합은 투쟁하는 조직이다.

연일 대추리에서 이젠텍에서 투쟁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간부 및 활동가들에게 격려와 칭찬을 보낸다. 

 

노조운동에서 '투쟁없이 쟁취없다'는 말이 보편적 상식이 된지 오래다.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터득한 결과이기도 하다.

 

노동조합 운동이 많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투쟁방법이 창조적으로 개발되기도 하지만 힘있는 투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간부들의 헌신과 모범적인 실천이 담보되어야 한다.

 

임단협과 미군기지 확장저지, 그리고 비정규직 관련 대정부투쟁이 진행되는 시점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노동조합의 조직력이다.

 

단계적으로 조직력과 투쟁의 수위를 높이려는 전략(?)정도는 조합원들도 대충 다(?) 알고 있듯이 대부분이 회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임원회의 및 집행간부회의, 대의원회의나 대회, 현장조직에서의 총회나 운영위 회의 등 간부들이나 주체단위들은 이처럼 다양한 회의에서부터 실천을 논의하고 결의가 진행된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투쟁을 조직하기 위해서 치밀하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등 주체들의 참여와 토론을 바탕으로한 회의보다는 형식적이거나 비민주적인 관행이 비일비재하다.

 

그중에서도 말로만 하는 각종 '실천결의'의 낡은 관행은 심각하다. 낮은 참가율에서 확인되듯이 참가주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조직력 저하로 귀결된다.

 

서로의 의지를 확인하고 공감하는 차원에서의 결의도 필요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공장안에서 이뤄지는 선전전,출근투쟁을 비롯한 대추리 투쟁 ,이젠텍 투쟁, 각종 상경 연대투쟁 등 외부에서 진행되는 실천사업은 일상적으로 진행되는데 간부들의 실천력이 규모에 비해 현저하게 못미친다.

 

'실천'은 나중에 볼일이고 '결의'만 하고 보자는 식으로 회의를 마치는 관행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입'으로만 투쟁하는 간부들이 많다는 얘기다. 노동조합(조직)의 진정성이 보일리가 없다.

 

조합원들에게 동참을 호소하기 전에 간부들의 실천력을 높혀야 하지만 무책임한 간부들이 득세하면서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투쟁'의 불신도 팽배해지게 마련이다. 

 

상습적인 불참간부들은 노동조합 조직력을 떨어뜨리는 반조직적인 행위를 저질르는 일탈행위의 선수들이다. 일탈행위들을 버젓이 일삼는 '얼굴없는(뻔뻔한) 간부'들을 강제할 수 있는 엄격한 규율과 원칙이 필요하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보면 투쟁의 현장에서 간부들이 앞장서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간부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는 최소한의 원칙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