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선봉대'의 역할은 무엇일까?
매년 임단협투쟁을 앞두고 노동조합에서는 '선봉대' 를 모집하여 운영하고 있다. 명칭은 집행부 성향에 따라서 다르지만 그 역사는 3대 집행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내 기억으로는 '실천위'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나도 초창기에 '실천위 1팀장'을 맡아 활동을 한 적이 있었다. 주위에 많은 동지들이 조합활동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된 역할이기도 하였다.
그 당시 실천위의 역할은 주로 정문이나 후문 등 출입문에서 전투경찰(공권력)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공장진입을 막는 임무와 파업현장을 사측의 구사대로부터 사수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었고, 투쟁의 현장에서는 늘 선봉에 서는 역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즉 모든 투쟁에 선봉이었고, 사측의 구사대나 전투경찰, 그리고 용역깡패로부터 파업현장을 사수하는 임무가 주 역할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노동조합의 '선봉대'는 어떠한 모습인지, 어떻게 변하였는지 되돌아보자!
'선봉대'가 노동조합의 공조직으로서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의식없는 조직은 사조직으로 머물 가능성이 농후한데 '선봉대'도 마찬가지다. 고작 집회현장에 폼(?)를 잡는 역할에 동원될 뿐이다.
지난주 파업이 있었던 날, 선봉대는 무얼했는가? 투쟁의 현장은 뒤로한체 현장을 순회하면서 불참 조합원들을 찾아다니거나 이탈하는 조합원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대추리에서도, 이젠텍지회에서도, 기타 연대의 자리에서도 '선봉대'는 보이질 않았다. 실천없는 전시용 '선봉대'로 전락한 것이다.
사내에서는 사측의 구사대가 사라졌고, 공권력의 침탈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도 조합원들을 향한 폼(?)잡는 '선봉대'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이다.
쌍용차노동조합의 '선봉대'는 울타리 안이 아니라 '지역 실천단' 역할을 해야 한다.
공장 울타리 넘어 금속노조 이젠텍지회가 연일 출근 선전전을 하고 있고, 대추리 농민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연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선봉대'의 실천과 투쟁력은 꼭 필요한 곳에서만 발휘되어야 한다. 조합원을 감시(?)하는 역할이 아닌 사수대나 용역깡패,공권력이 있는 곳에서 당당하게 앞장서는 모습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노동조합에서는 산별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지만 산별노조가 된다고 자연스럽게 연대투쟁이 일상화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 투쟁이 있는 곳에서, 연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상적인 연대투쟁이 실천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노동조합 '선봉대'가 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부터라도 자체 운영규정도 만들고 교육도 열심히 받고 실천도 하면서 상하이자본의 하수인들과 아니면 노동자 때려잡는 노무현 정권과 한판싸움을 준비해 나가면 어떨까!
아뭏튼 '선봉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거듭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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