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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노동자의 눈

소집권자의 하루

by 수어통역사 박정근 2006. 6. 30.

6/29 (목)

 

아침 출근시간에 8대 집행부에서 '긴급 성명서'를 배포하였다.

 

내용을 요약해보면 '총사퇴 기조로 조기선거체계로 간다'는 내용이었는데 나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조합원들이 지명해준 '소집권자'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주위 의견을 살피고 주워 들었다.

 

기대했던 '계획정지' 계획은 오전에 잡히지 않았다. 구치소 면회 계획이 갑자기 잡혀 12시 30분 조퇴를 신청했다. 아뭋튼 오전에는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집행부의 태도에 감정을 겨우 참아내면서 주위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목소리는 커지고 쉽게 흥분하면서 주위 선배님들에게 충고도 들었다. 감정을 자제할 줄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노동조합에 몇차례 전화를 걸어 김규한부위원장과 면담 약속이 잡혔다. 12시 30분부터 조립1팀 회의실에서 '공투위' 대표자 동지들과 의견조율을 했고 함께 노동조합으로 올라갔다.

 

김규한부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혹시 대화를 통해서 입장차이를 좁힐 수도 있을거라는 약간의 기대도 갖고 있었다. 10여분 정도 녹차를 마시면서 면담을 시도했지만 입장차이는 좁히질 않았다.

 

조율이 실패한 것이다. 점심시간을 놓쳐 독서실에 들어가 간단히 오뎅과 떡복기로 배를 채우고 회사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송탄공단에 있는 농인들이 근무하는 중소사업장에서 통역의뢰가 들어왔다. 구치소 면회시간과 겹쳐 시간조정을 하고 전 위원장 면회를 했다. 10여분 면회를 끝내고 송탄공단으로 향했다.

 

통역의뢰를 받은 중소사업장에 도착한 시간은 3시 20분이었다. 20여분 기다렸고 100여명의 사원들이 식당으로 모였다. 농인 사원들은 4명이 참석하였다.

 

다가오는 7월 1일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앞두고 바뀐 '근로기준법'에 대해서 공지 및 설명회가 열렸다. '시급제' 사원들의 급여계산 방법과 토요일 무급제, 생리휴가 무급화, 월차휴가 폐지, 남여 고용평등법 등 바뀐 법에 대해서 설명해주었고 간단한 질의응답도 있었다. 

 

기본급이 약간 감소했고 부족분에 대해서는 시급제 사원에 한해서 상여금을 100% 인상시켜준다고 했다. 취업규칙도 바뀌었고, 근로계약서에 서명도 다시해야 된다고 공지하면서 모든 설명회를 마쳤다.

 

곧바로 당 사무실로 향했다. '혁신'동지들과 함께 간단한 의견공유를 했고 노힘 사무실로 이동했다. '공투위' 회의를 통해서 여러 동지들과 폭넓게 의견을 나누었고 '임시총회' 공고를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김규한부위원장과의 면담과정이 성급했다고 충고도 들었다.

 

잠깐 여유있는 시간을 통해서 당 사무실로 돌아와 선전물 초안을 검토하고 다시 노힘 사무실로 갔다. 확대 복사된 '임시총회 공고' 대자보를 각 지역별로 나누어 배포하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떡복기 집이 눈에 띄어 간단히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30분이다. 샤워를 하고 일기도 쓰고.........눈꺼플이 무거워진다.